[데스크 칼럼] 하려면 제대로 좀 해라
[데스크 칼럼] 하려면 제대로 좀 해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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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대표팀 축구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다.

이 답답함은 한국 축구가 한국 고유의 공격적 축구를 잃어버린 데서 기인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선제골에 대한 강한 집념이 없어져 버렸다.

상대팀에 먼저 골을 허용하고 그 골을 만회하기 위해 고전하는 모습들을 계속 연출하고 있다.

아시안컵에서부터 시작해 세계 17세이하 청소년축구대회에 이르기까지 이런 모습은 지속됐다.

아시안컵, 20세 청소년, 17세 청소년, 올림픽 대표팀 중 축구팬들이 그나마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20세 청소년 대표팀도 이전엔 흔하게 터트렸던 선제골의 가뭄으로 힘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상대팀 꽁무니만 따라다니다 힘만 뺀다.

결과는 패나 무승부. 이겨야 하는 축구경기에 무승부와 패는 의미가 없다.

이런 모습은 17세 이하로 이어진다. 지금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은 죽을 맛이다.

페루전 0-1 패, 코스타리카 0-2 패 등 예선 전적 2패로 탈락 위기에서 토고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휘청거렸다가 역전에 성공, 기사회생하는 듯 보였지만 지금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틀간의 다른 조 경기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써는 16강 진출이 그리 밝지 만은 않다.

17세 이하 청소년에 이어 우리 올림픽 대표팀도 선제골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즈벡과의 경기에서 올림픽 대표팀은 전반에 선제골을 빼았기며 고전했다.

비록 2-1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만일 경기장소가 적진이라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왜 이런 현상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인가.

축구에서 선제골은 그 의미가 크다. 우선 선수 사기면에서 선제골은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그 다음 터져 나올 추가골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즉 경기를 지배함으로써 그 경기를 승리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또한 선제골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에게도 의미가 크다. 선수기용 및 활용 면에서 한결 여유로운 시간을 제공한다.

즉 선수운용의 묘를 한껏 살려 감독의 전략 전술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팬에게도 선제골은 승리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보증수표로 그 역활을 톡톡히 해낸다.

이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선제골을 왜 한국 대표팀은 상대에게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하는 것일까.

한국팀은 전·후반 체력을 앞세운 플레이로 미드필드를 장악, 이 지점에서 플레이를 펼치지만 정작 마지막 한방이 부족해 번번히 상대 골문까지 갔다가 허탕만 치고 돌아온다.

즉 권투에서 말하는 블로킹 위를 신나게 치다 마지막 한방을 제대로 날려보지 못하고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한국이 공격할 때는 잔뜩 몸을 웅크리고 블로킹으로 한국의 공격을 차단하다 마지막 카운터 한 방으로 전세를 역전시켜 버린다.

이게 선제골을 빼앗기는 한국팀의 약점이다. 블로킹 위만 치다보면 금세 지쳐 버린다.

그럼 회심의 카운터도 날릴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온다.

열심히 헛방만 날리면 뭘하나. 제대로된 카운터 펀치를 날려야 상대를 쓰러 뜨릴 수 있다.

중앙공격수의 날카로움과 이를 서포터해주는 포드진이 없거나 창끝이 무디다면 다시 한번 날을 갈아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대표팀이 선제골을 얻고 경기를 지배하고 경기를 승리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고  안  석
편집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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