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가짜박사' 파문
[세평시평] '가짜박사' 파문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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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서 가짜박사파문이 일파만파다.

최근에 터져 나온 신정아 전 광주비엔날레감독 내정자의 학력위조 파문이 어디까지 번질지 예측 못할 기세다.

폭로나 고백이 형태로 연쇄폭발 중인 ‘가짜학력폭탄’은 대학교수, 학원영어강사, 만화가, 건축디자이너, 방송인, 영화감독 등 전 지식계층에 강타(强打)를 가하고 있다.

대학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시간을 들이고, 돈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학위를 받고도 취직이 어려워 전문직장을 갖지 못한 분들에게는 크나큰 충격이다.

요즘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경영석사가 공장생산라인에서 일하고, 박사학위 소지자가 영업용 택시기사를 하고, 이공계 석 박사들이 문서창고에서 문서정리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대다.

50~60년대에 비하여 학력 과잉시대다. 과거 자유당 정권 시절에 박사학위소지자는 장관을 하도록 고 전 이승만 대통령이 권유했다.(광복30년 야화)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박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대학교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의 서울대학교 전신인 경성전문대학이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교육기관이니 외국에서 받은 박사학위 희소가치는 대단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학력과 능력이 동일한 시대였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진 국민이 된 것이다.

사람들이 학위를 따려고 하는 동기를 경제학자들은 고용주와 근로자가 활동하는 노동시장에서 문제를 파악한다.

교육이 개별 근로자의 능력을 증가시킨다는 인적자본 이론(human capital theory)이다.

즉 학위를 딴 근로자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므로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배움이 목적이 자기발전과 자기실현이라는 공자(孔子)의 학설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이론이다.

다른 견해는 교육이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단지 ‘간판(draw an attraction)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개별근로자의 능력 차이를 고용주가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고용주는 학력이라는 증명을 가지고 채용심사를 한다.

능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학위를 얻을 수 있다면,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자신의 학위로 ‘난 능력이 있다’는 신호(signal)를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고용주는 학력이라는 신호로 능력 있는 근로자를 선별(screen)할 수 있다는 말이다.

위 두 이론은 상반된 견해로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옳다고 말수는 없다.

하지만 각기 현실의 한 측면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이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가짜 박사의 행렬은 자신의 능력보다 높은 능력으로 좋은 직업을 선택하려는 녹슨 양심이 있는 한 계속될 것이다.

“요즘 가짜박사에 대한 신문을 보면서 어느 선배의 이야기다. ‘자기 능력이 70~80%만 보상을 받고 살면 된다는 것이다’ 인생의 역경을 다 겪은 노 선배의 인생철학이다.

세상으로부터 120%~130%씩 더 받으려고 하니 불안해지고 죄를 저지르며 학력을 포장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경쟁에서 정도(正道)를 가라는 말이리라. 공감이 가는 말이다. 성공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다.

학력도 조건이다. 학력조건에 대하여 세계의 재벌로 등장한 일본의 마쓰시다 이야기다.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4학년 중퇴가 전부다. 해서 그는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배워야 했다.

그는 언제나 <모든 사람은 나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자극 되어 세계의 재벌회사로 성공 했다는 말이다.

이번 학력 사건은 산업사회로 인한 신뢰상실과 인문주의의 위기가 이어진 결과다.

학벌과 지식인과 전문가는 구별되어야 한다.

모 대학이 가짜박사를 교수로 뽑은 것은 돈이나 배경 때문이지 학교 행정의 실수라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예술가들은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교수가 될 수 있어야 한다.

학벌을 지식으로 여기는 한 학벌의 사기극은 또 등장 할 것 같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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