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 선진지 르포-上]
친환경농업,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친환경농업 선진지 르포-上]
친환경농업,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 김용덕
  • 승인 2007.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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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인식 개선→역량 결집 시급
“우리도 할 수 있다” 자신감 얻어

제주지역 친환경작목반과 농협제주본부, 지역농협관계자와 언론 등으로 구성된 친환경농업 선진유통시설 견학반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남 나주연합사업단을 비롯 강원 대관령 원예농협 등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지역 친환경작목반의 작목 재배기술이 이들 보다 절대 떨어져서 견학한 것은 아니었다. 제주보다 나은 처리시설과 농협연합사업단이 주체가 된 학교급식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필 이 기간동안 계속된 비 날씨로 계획된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한 점. 친환경농업 정책과 예산반영을 위한 도와 의회관계자들이 빠진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견학에 나선 16명의 도내 친환경작목반 대표들은 이들 시설을 둘러본 뒤 “제주가 갈길은 멀지만 우리도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돌아왔다. 이는 수확이었다.

이번 견학을 통해 얻은 점과 해결해야할 과제 등을 상하에 걸쳐 연재한다.


학교급식, 농협 일괄체제 필요

7일 제일 먼저 들른 곳은 농협연합사업단이 중심이 돼 친환경 학교급식을 일괄 처리하는 전남 나주연합사업단이었다.

이 곳은 급식학교에서 시교육청에 친환경급식자재 소요량을 통보하면 시교육청은 이를 나주시에 통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농협연합사업단은 급식학교로부터 품목을 발주받아 이를 지역농협에 발주하고 지역농협은 이 같은 물량을 생산농가와 계약재배하게 된다. 계약재배된 물량은 지역농협에 납품되고 지역농협은 다시 이를 농협연합사업단에 납품하고 연합사업단은 최종적으로 이를 급식학교에다 납품하게 된다. 그런다음 농협연합사업단이 나주시에 대금을 청구하면 나주시가 바로 지급하게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농협연합사업단내 각급단체 기관 20명으로 구성된 학교급식협의회에서 학교급식에 대한 관리감독과 공급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대금흐름이 매우 투명하다는 점이다.

또 공급가는 연중 동일가 원칙을 적용, 가격 증감에 따른 물량확보 걱정 등이 전혀 없다.

농협연합사업단 학교급식은 2005년 4억원에서 지난해 24억원으로 대폭 향상됐다. 올해는 30억원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제주학교급식도 현재의 시스템에서 탈피, 농협제주본부 연합사업단을 주축으로 도내 지역농협이 참가하는 체제로 바꿔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협 오상현 유통총괄팀장은 “현재 제주의 학교급식은 도와 교육청에서 보조한뒤 학교예산을 합쳐 각 학교 영양사가 급식물량을 정하고 있다”며 “이 과정상 예산흐름이 투명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데다 정확한 계약재배물량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농가 역시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 수두룩

전북 장수군 계남면 침곡리에 위치한 우리나라 제1호 장수 거검APC. 이 곳은 결론적으로 실패한 사례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 곳 관계자는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커질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선편이식품에 대한 대량소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공장도 마찬가지다. 수입이 안나니까 어렵다. 그러나 국민건강위해 친환경으로 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개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관령원예농협과 강원도 홍천 내면농협은 교류를 통해 과채류에 대한 가격을 결정한다. 물론 이에 맞는 물량처리는 기본이다.

대관령원예농협은 886고지에 자리, 250평의 집하장 시설을 갖춰놓고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처리를 정확히 하고 있다.

도내 친환경작목반들은 “우리 지역에도 이런 시설물이 있으면 걱정없을텐데…”하며 부러움의 눈치를 보냈다.

도내 친환경작목반들은 8일 이들 시설을 둘러본 뒤 전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작목반들은 △친환경농업이 뭉쳐야 산다는 점 △잔류농약검사시설이 필요하다는 점 △친환경협의회와 제주도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 △규모의 경제와 이에 따른 시설이 필요하다는 점(장수APC 견학 결과) △생산과 판매가 따로 따로 이뤄져 이를 개선하기 위한 창구의 일원화 필요 △귤과 과채류에 대한 선과시설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특히 앞으로 제주도에 시설문제, 출하에 따른 처리 문제는 당장 답이 없어 이 부분을 어떻게 해야하는가는 숙제로 남겼다.

특히 이번 견학은 △자구력을 어떻게 키우느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을 위한 자리인만큼 내가 어떻게 커 나갈 것인가 등 농가 스스로의 인식변화와 이를 토대로 한 역량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걸어야 할 길 너무 험난

농협제주본부 김상오 지도경제부본부장은 “지금 우리의 친환경농업은 출하공급의 문제, 소비의 문제, 가격의 문제 등과의 험난한 싸움을 해야 한다”면서 “가장 기본적인 친환경농업 문화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친환경농업 1세대는 선구자역할로 가장 험난한 길을 가야하며 이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친환경농업에 미쳐야 산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작목반협의회 김정열회장은 “2박3일간 둘러본 결과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은 너무나도 멀지만 우리도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게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다”며 “앞으로 우리도 힘을 합쳐 역량을 모아 나간다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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