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근무순환 인사 앞둬 도 전입희망 접수결과 '0'
서귀포, 출퇴근 문제 이해되지만 제주시는 '왜?'
市조직 혁신ㆍ변화 뒷걸음 우려…道 '강제징발' 검토
“시청 과장. 동장이 그렇게도 좋은가 보지요”
제주시, 서귀포시 일선 과장 및 동장 등 사무관급 공무원들이 제주도청에 ‘상륙’하지 않으려고 안달이다.
육지부 다른 지방 지방자치단체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 경북, 전남, 충남 같은 곳의 시청이나 군청 공무원들이 광역단체(도청)로 진출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다. 일단 광역자치단체로 발을 들여놔야만 승진 길도 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도내 시청(제주시, 서귀포시)은 이와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제주도가 공무원들에게 고른 승진기회를 주고 보다 공평한 인사정책을 펴기 위해 곧 있을 8월 정기인사에 처음으로 공무원 ‘순환근무제’를 실시하기로 해 진일보된 인사정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순환근무제는 최소 2년 이상 도청이나 시청에 근무한 사람의 경우 기관을 달리해 도청 또는 시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한 기관에만 오래 근무함으로서 생겨나는 지루함이나 나태, 부정의 소지를 없앰은 물론 새로운 활력으로 근무토록 하는 제도이다.
특히 도청 같은 상급부서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시청 공무원들을 배려하기 위한 것으로 김태환 도지사가 이를 마련, 강력히 시행하라는 지시에 의해 이번 인사에 처음 실시된다.
그런데 이 지침에 의거, 도 인사부서가 도청 근무 희망자를 신청하도록 한 결과 제주시나 서귀포시청의 과장급(동장 포함) 신청자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청 근무보다는 시청 현직이 좋다는 게다. 서귀포시청의 경우 주거지가 주로 서귀포나 남제주군이어서 도청을 출퇴근하는 것이 애로가 많은 등 그렇다 손치더라도, 도청과 시청이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제주시의 경우 단 한명도 없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도청이 주로 기획부서인데 반해 시청은 행정을 집행하는 기관이어서 일선 대민접촉이 많고 각종 사업의 설계와 공사 집행 및 용역 등을 직접 다루고 예산을 직접 집행을 하는 등 대외 관계가 많은데서 행정의 ‘참 맛’을 알고 이를 ‘누렸기’ 때문이란 지적이 우세하다.
이런 과정에서 시청 공무원들이 많은 사람(단체)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풍부한 대사회, 대인관계의 외연(外延)을 넓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아성취도 함께 이룰 수 있는 잇점도 있다.
하지만 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우도 많다. 현재 시청 국장급은 서기관으로 보통 도청엘 근무해야만 (서기관급으로) 승진돼 시청 국장을 지낼 수 있는데도, 이런 승진의 기회마저 포기한 채 시청의 과장(동장)으로 그대로 머물겠다는 것은 무사안일 타성에 젖어 ‘편안하게’ 공직생활을 유지해나가겠다는 의식이 깔린 탓으로 인사전문가들은 는 분석한다.
한마디로 강풍이 부는 넓고 새로운 도청 무대에서 도전하고, 경쟁하고, 변화하기 보다는, 비교적 무풍지대인 시청 현직에 안주한 채 공무원 생활을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런 경향은 나이가 든 과장급들에겐 그런대로 이해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이외로 40대에 과장으로 승진한 공무원들이나 6급 상당수에게도 많아 문제다.
문제는 이런 ‘애늙은이’ 과장급. 동장 및 6급 등 중견들이 많을수록 시청 공조직을 느슨하게 하고 혁신적인 변화의 바람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곳에선 ‘무사안일 행정’ . ‘나태행정’ ‘관행 행정’ 이 자칫 고착됨으로서 역동적이고 경쟁력 있는 싱그러움을 찾아볼 수 없고,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도 전가된다는 점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제주시청에서 6년간 과장을 지낸 한 도청 서기관급 공무원은 “시청 근무의 달콤함에서 빠져나오는데 ‘대단한’ 결심을 하고 도청으로 달아났다”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
한편 제주도 인사부서는 시청 과장급을 ‘강제로’ 몇 명 정도를 징발하기 위한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