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저녁때는 20도 아래로 내려가는 일교차가 극심한 가즈니주의 기후 속에 대한의 젊은이 들이 탈레반에 피랍된 지 보름이 지나도록 풀려나지 못하고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들려오는 매스컴 보도는 하루에도 몇 번씩 탈레반이 시키는데로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석회성분이 섞인 물과 입에 맞지 않은 음식으로 억류상황은 열악하여 건강한 사람도 오래 견디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더구나 완전무장을 하고 지켜선 테러리스트들은 살해위협을 하며 언제 그들을 불러세워 총을 겨누고 처형할지 모르는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종교와 이념을 초월하여 휴머니즘을 쫓아 어두운 세상을 열린 가슴으로 품고자했지만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인생의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체 테러리스트의 흉탄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견뎌내야 할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아 보입니다.
벌써 5일 간격으로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가 참혹하게 총살되어 사막지대에 버려짐으로써 무사귀한을 바라던 국민의 가슴에 커다란 아픔과 충격을 남겨줬습니다.
피랍된 젊은이들은 전쟁이 남긴 폐허의 강토에서 어두움과 실의에 빠져있는 아프칸인들에게 구호의 손길을 펴고자 했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그곳 어린이들이 너무 안됐다.
계속 눈에 밟힌다.’며 두 번째 참여한 분도 있습니다.
흉탄에 희생된 배형규 목사는 ‘도덕적으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젊은이들을 육성하는 게 꿈’이라 하는 젊은이들이 추앙하는 종교지도자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방법에 따라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합니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노동의 상징인 손 형 인간이 더러 있고, 지식의 가치를 제일로 여겨 지식을 팔고 살아가는 머리형 인간도 있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의 불편을 도와주는 가슴 형 인간도 있다고 합니다.
가슴 형 인간은 정신적 가치를 제일로 여기며 살맛나는 아름다운 사회를 엮어가기에 인류가 지향할 덕목으로 권장하기도 합니다.
이번 인질로 잡힌 젊은이들은 불우한 이웃과 나약한 사람을 돌보는 것을 인생의 신조로 삶고 살아가는 착한 사람들입니다.
폐허로 변한 험한 전쟁터의 난민과 고아들을 돌보겠다며 인류애로 무장한 그들이었습니다.
인생의 의미를 남을 돕는데 두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보면 그대로 지나치지 못하는 심성 곱게 자란 그들이기에 더욱 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피랍된 채 생사의 기로에서 공포에 떠는 젊은이를 보면서 ‘가지 말라는 곳에 왜 갔느냐’, ‘시키지 않은 일을 해서 왜 골치 썩히느냐’ 하면서 인터넷상에 악플을 올리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현상을 각박한 세태로 돌려야 하는 지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테러리스트의 요구를 무시하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피랍된 젊은이들을 무사히 구출할 수 있는 길은 요원해 보입니다.
남아 있는 21명의 젊은이들이 고귀한 생명을 더 이상 잃게 해서는 안 되기에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사용해야 합니다.
자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국력을 총 동원하여 자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타국이 부럽기에 우리정부의 소극적 대처가 너무 한심스러워 보입니다.
동맹국인 미국은 이번 피랍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봅니다.
미국은 9.11테러리스트 빈라덴을 잡겠다고 아프칸 전쟁을 일으켜 탈레반을 내몰고 친미 아프칸 정권을 세운 사건의 중심에 있는 국가이기에, 사후 응징을 할 땐 하더라도 지금은 미국이 나서서 포로 맞교환을 통해 인질들을 무사히 구출해 내야합니다.
아프칸에 군대를 파견한 동맹국 국민의 목숨을 소홀히 여긴다면 미국은 더 이상 우방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봅니다.
또한 국제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테러집단의 만행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인도적 협조와 공조체제를 다질 때 탈레반도 굴복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 됩니다.
피랍자 가족들이 피를 말리는 고통의 시간이 하루속히 멎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강선종
총괄본부장/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