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의 바다인 제주 출향인들의 향수는 거의가 ‘바다의 추억’에 있다.
어릴적 발가벗고 바다에서 퐁당퐁당 물장구치며 게나 소라 떡조개 고둥을 잡거나 낚시를 하는 등 제주말로 ‘바릇잡이 추억’은 바다마을을 떠나 사는 이들의 아름다운 그리움이다.
적어도 50~60대를 넘나드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런 바닷가의 추억과 향수가 아른아른 살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추억일 뿐이다. 현실은 매정한 고향의 인심에 씁쓸하다못해 고향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고향의 바다는 어촌계의 마을 공동 어장이라 하여 아무나 들어갈 수 없게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촌계 쪽에서는 어촌계원들의 삶의 터전으로서 어장 황폐화를 막기위한 조치라고 말하고 있지만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이들로서는 바닷물에 발도 담그지 못하게 하는 출입통제는 너무한 처사라고 서운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름피서철을 맞아 고향을 찾는 출향인들과 마을 어촌계원들 사이의 이같은 실랑이는 더욱 잦아질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향을 찾았지만 고향을 못 느끼는 이들이나, 야박하게 이들의 어장 출입을 막아야 하는 고향 사람들 모두가 답답하고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여름철만이라도 어장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구역을 정해 어장 출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은 그래서 한번 검토해 볼만할 일이다.
실제로 서귀포시 관내 일부 어촌계에서는 자율적으로 일부 어장을 개방하여 갈등을 풀고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마을 공동어장을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