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녹차 재배면적 확대 ‘화 부를라’
제주녹차 재배면적 확대 ‘화 부를라’
  • 김용덕
  • 승인 2007.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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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녹차산업, 가격하락ㆍ소비부진ㆍ수입급증 ‘삼중고’
제주개발공사, 재고량 많아 수매계획 세우지 못해

국내 녹차산업이 값싼 중국산 가공녹차 때문에 설자리를 잃고 있는 가운데 제주녹차산업도 큰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감귤대체작목으로 지자체의 지원과 웰빙식품 등으로 잘 나가던 녹차산업의 활로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녹차 음료인 ‘삼다수녹차’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해 녹차 수매량 48t 중 30여t이 재고로 남아 있다. 때문에 올해 수매 계획은 세우지도 못했다.

한 녹차 농가는 “녹차를 재배해도 판매부진으로 수매가 안돼 올해 녹차 수확은 아예 포기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오는 2015년까지 녹차 경매시장을 설립하고 재배면적을 현재 300여ha에서 1000ha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제주녹차산업 발전계획'을 지난 4월 확정 발표했다. 그러나 미래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감귤 및 월동채소류 대체작목으로 녹차 재배를 확대하기 위해 이 기간에 국비와 지방비, 민자 등을 합쳐 667억원을 투입, 녹차를 제주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권역별 산지가공시설 4개소와 대규모 거점 가공·유통시설 2개소를 확충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녹차산업 발전을 위해 △재배·생산 △가공·유통 △정책·제도분야 등 크게 3가지 분야별 과제를 중심으로 중점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국내 녹차산업은 가격하락·소비부진·수입급증 등으로 삼중고에 빠졌다. 일부 주산지는 수매가격 결정을 미루고 수매량도 줄이고 있다.

국내 최대 녹차주산지인 전남 보성 일부 농협의 경우 재고가 많아 아직 수매가격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남 보성지역의 경우 지자체의 권유로 전남지역에서만 6년새 녹차 재배가 3.5배나 늘었다. 하지만 신규 녹차 밭에서 본격적으로 수확이 시작되면 판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현지 농협관계자의 분석이다.

경남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화개농협 녹차가공사업소의 경우 녹차 가공사업 매출액이 4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이 국내 녹차산업이 위기국면에 빠진 것은 각 지자체가 대체작목으로 녹차산업을 적극 권장,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다 녹차 대용차 범람, 수입 급증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국내 녹차 재배면적은 2004년 2059㏊, 2005년 3042㏊, 2006년 3698㏊ 등으로 2년 새 80% 늘었다. 농가수도 2004년 3929농가에서 2005년 4457농가, 2006년 5246농가로 증가했다. 생산량도 2004년 2703t, 2005년 3309t, 2006년 4072t 등으로 급증했다.

결국 제주도의 녹차재배면적 확대 계획은 최근 값싼 중국산 녹차 수입과 함께 녹차 대용차가 크게 증가한 것과 맞물려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농림부도 더 이상 녹차재배면적을 확대하는데 부정적 입장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녹차 재배면적을 더 이상 늘려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생산자단체의 수급조절, 소비촉진, 자조금 조성 등 자구책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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