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강경한 언사…'독해진' 김 지사?
잇딴 강경한 언사…'독해진' 김 지사?
  • 임창준
  • 승인 2007.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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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소홀 경고ㆍ언론항의ㆍ감사위원장도 거론

김태환 도지사가 요즘 ‘강경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내부 공직관련 분야에서 더욱 그렇다.

김지사는 16일 오전 과장급 이상이 참석한 확대간부회의에서 제4호 태풍 '마니'에 대한 대처와 관련, "관련 공무원들이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엄중히 꾸짖었다.

김 지사는 특히 소방방재본부 공무원을 겨냥, “엊그제 태풍 대비상황을 봤는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되풀이하며 “태풍이 작게 그쳐서 제주도를 피해나가 다행이지, 만일 본격적으로 강타했더라면 (공무원들이) 무슨 능력으로 예방할 수 있을지 그저 한심할 뿐”이라고 질책했다.

그는 “도지사가 일일이 지적해야만 그 때 그때 움직이는 모습에 실망했고 조직이나 공무원 개개인에 뭔가 문제 있는 것이 확실하다”며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재해 등에 대비한 철저한 대응태세를 갖춰주길 바란다, 더 이상 경고하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 지사는 이달 들어 공무원들의 복무태도에 대해 자주 강력히 채근하고 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일부 언론에 (의도적으로) 도정을 폄훼하거나 편향된 내용의 기사가 게재되더라도 이와 관련된 경위를 도지사에게 보고할 뿐, 해당 언론사를 찾아 이를 정정해주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항의하는 간부들이 없다”며 “만일 항의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1계급 특진시키겠다”고도 했다.

언론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평소 그의 품성으로 보면 해당 언론사에게는 사뭇 ‘도전적’인 태도다.

특히 제주도감사위원장이 도청 간부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노골적으로 털어놨다.

그는 지난 13일 도청 기자실에서 “국무회의에도 감사원장이 참석, 국정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일관성 있는 정책집행여부에 대해 감사를 벌인다“며 ”도청 간부회의에 감사위원장이 참석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무소불위의 막강한 감사 칼자루를 쥐고 있는 도 감사위원회는 특별법상 도지사 직속으로 두되 직무에서는 독립된 지위를 갖는 합의제 기관으로 규정돼 있다.

도 감사위 발족 이후 도청 곳곳을 돌며 감사를 실시, 시시콜콜한 비리부터 중량 사안의 비리까지 잡아내 도청의 간담을 써늘하게 하고 있다.

대내외에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특정 집단 또는 특정인의 어려움이나 아픔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는 평소 김 지사의 ‘친화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근 들어 이처럼 강력한 발언을 쏟아내는 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는 그가 대법원 판결 선고를 앞둔 시점에 혹시나 도지사의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을 우려, 행정누수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에 대비, 미리 강력한 쐐기를 박아놓음으로서 ‘흔들림 없는 도정’을 보다 강하고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는 평소 외국에 나가 있는 기간에라도 행정누수를 우려해선지, 휴대전화를 놓지 않고 간부들을 일일이 ‘원격조종’ 채근하는 습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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