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 개념을 확대해 운영해주세요.
교사들이 퇴근해버리면 학교가 끝이어서 4∼5시 이후엔 방과후 학교도 끝나 아이들에게 좋지 않아요.” “아들이 장애아인데 일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특수교육진흥법 개정으로 장애아가 일반 초등학교에도 12명 이상되면 학급을 설치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설치기준령’이 생겼는데 왜 아직까지 동화초등학교에는 안 만들었나요.
이런 바뀐 내용도 전혀 홍보되지 않고 심지어 교육청 홈페이지에도 없어요.” 지난 13일 제주학생문화원에서 교육청이 주최한 주민과의 대화에서 교육청 관계자들이 긴장했다.
양성언 교육감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각계의 교육 목소리에 답변준비를 하고, 답변하고, 이해시키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제주도교육청이 ‘제주교육에 바란다’를 캐치프레이즈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 째로 교육관련 민성을 듣기 위해 주민속으로 파고들었다.
도 교육청과 도민과의 대화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양성언 교육감과 간부, 일선 교육장들이 참석, 일반 주민 및 교육 수요가들의 숨어있는 목소리를 찾아냈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른 제주교육의 개혁 청사진을 마련하고 도민과 함께하는 제주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도민과의 간담회는 지난 6월 서귀포학생문화원에서 처음 열린 이후 이달 중순까지 제주시, 서귀포, 대정, 한림, 성산, 남원 등지를 찾아다니며 7회나 개최됐다. 매번 개최할 때마다 200∼400여명의 학부모와 일반주민들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서 주민들이 교육당국에 건의한 사항은 수도 없이 많다.
토의된 문제는 방과후 학교운영 문제, 원어민 교사 전학교 배치, 공교육 여건을 위한 재정지원, 특별조례 제정, 교원평가에 대한 교육청의 입장 및 교원평가 요구, 고등학교 엘리트 체육학생 양성방안, 친환경 무상급식 및 급식시설 현대화, 학력신장을 위한 방안·신제주에 여중 설립·과학고 교사자질 향상방안 등이다.
지역별로 건의한 공통적인 사항은 방과후 학교운영, 농어촌 교육환경의 획기적 개선, 도서관 현대화, 냉·난방시설 보강, 유치원 종일반 운영, 대입진학을 위한 토요논술 및 논술교육 확대 강화, 외국교육기관 유치 및 국제학교·자율학교 설치 등 다양하다.
상당수의 주민들은 특히 이런 간담회를 자주 개최해 줄 것도 요구했다. 개인적인 보상을 바라는 요구도 나왔다.
13일 제주시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가 철봉을 하다가 떨어져 사고가 발생했는데 학교안전공제회에선 약간의 실비 보상금만 나와 치료비엔 턱도 없다며 도와줄 방법이 없냐고도 했다,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발표자의 대상이 학교 운영위원이나 평소 학교와 가까운 지역인사들이 일부 포함돼 적나라하게 교육문제점을 노출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앞으로 각계각층을 망라해 교육문제를 발표토록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간담회 운영방식이 주민과 교육당국 1대1 실질 토론방식으로 유도토록 함으로써 교육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민과의 대화 이전에 교육청 홍보, 영상물 상영 등에 상당시간을 할애해 참석자들을 지루하게 한 나머지 중간에 빠져나간 학부모들도 더러 있어 개선이 바라진다.
양 교육감은 “유익하고 교육수요자 및 도민들이 교육에 대한 열정과 바람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건의된 내용들을 도 교육행정에 충실히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