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수돗물이 전국에서 제일 깨끗하다는 사실은 정평이 나 있다.
이는 지난 봄 제주도수자원본부가 수돗물에 대한 도민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에 따르면 제주 수돗물은 식수 이용이나 적합도 등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 수돗물은 대부분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질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왜냐 하면 제주 지하수의 청정성과 우수한 수질은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도내에서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인구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생수(먹는 샘물)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보도를 보면 제주도민 가운데 수돗물을 직접 식수로 이용하는 경우는 2002년 38.9%에서 2007년 22.4%로, 5년만에 16.5%나 감소했다는 것.
또 삼다수 등 생수를 식수로 이용하고 있는 경우는 2002년 4.4%에서 2007년 33.5%로 급증했다.
특히 인구수가 많은 제주시나 서귀포시 동(洞) 지역의 먹는 샘물 이용률은 83%로 아주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먹는 샘물 이용률이 높아 양극화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도민들이 수돗물 식수 이용을 포기하고 먹는 샘물로 전환하는 이유는 수돗물을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서울 등 다른 지방 대도시처럼 식수로 부적합한 수돗물이 공급되는 경우를 떠올리며 지레 겁을 먹고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생수를 선택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것은 행정당국의 홍보부족에도 원인이 있다.
제주 수돗물이 깨끗하고 식수로 전혀 문제가 없음을 지속적으로 도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다.
수도행정도 서비스라 할 때, 주민들이 마음놓고 먹어도 된다는 점을 홍보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만히 앉아서 불신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주민들에게 불편과 손해를 끼친다면 그것은 행정이 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