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은퇴자 겨냥 은퇴촌 설립해야” 제기
제주의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도시 은퇴자들을 겨냥한 은퇴촌 설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은행제주본부가 9일 마련한 제1차 지역경제세미나에서 조선일보 송양민 선임기자(보건학 박사)는 ‘제주지역의 은퇴촌 육성전략’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송 박사는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 장수의 섬 이미지 등 도시 은퇴자들을 유치하기에 매유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며 “제주가 적극 육성하고 있는 청정산업, 의료·교육산업, 관광산업 등과 연계할 경우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 박사는 특히 “앞으로 5∼6년 후부터 은퇴를 시작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태어난 810만명)의 경우 주식과 부동산으로 상당한 재산을 축적해 놓고 있어 이들 가운데 경제력을 갖춘 1%만 유치해도 향후 20년간 12조원의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소비능력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하려면 5~6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투자를 크게 늘리는 것보다 대한민국 최고의 ‘은퇴마을 브랜드’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 중산층 이상 은퇴자들의 거주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파격적인 입주조건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박사는 이를 위해 △재산세 감면 등 인센티브 제공 △은퇴촌 입주자에 대한 골프장 주중 이용료 대폭 할인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학과 연계, 은퇴자들을 위한 다양한 학위 프로그램 제공, 은퇴자들에 대한 우대가격 혜택,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개발, 은퇴자 마을에 대한 행정적 지원조치 강화, 제주대병원과 연계한 응급 의료서비스 체계 완비 등의 유치 전략도 제시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철희 JDC 부이사장은 “현재 JDC가 추진 중인 헬스케어타운, 영어전용타운 등의 프로젝트의 장점을 살린다면 은퇴세대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며 “초기 정착비용 문제 해결을 위해 재산세 감면 등 제주특별자치도의 의지가 절대적이다”고 강조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유치 대상을 좀 더 구체화하고 세분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른 마케팅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외지에서 유입되는 은퇴자들이 문화적인 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자들과 도민들의 마인드 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진관훈 제주도 경제정책특보는 “베이비붐 세대를 단순하게 유입시켜 관광이나 여가만을 유도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제주사회의 인적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은퇴촌 육성전략과 연계해 제주의 중산간을 이용할 경우 정착비용 문제나 삼림욕, 텃밭 가꾸기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길 제주대 교수는 “은퇴촌 산업의 시발점은 예래동 실버타운 등 선도프로젝트가 리딩사사업의 역할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은퇴촌이 ‘격리’된 형태가 아닌 ‘교류’형으로 설계하고 운용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