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예정지인 강정포구 인근 해안에서 멸종위기종인 '기수갈고둥'이 발견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조사위원회는 서귀포시 강정포구 주변 해안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Ⅱ 급에 속하는 무척추동물인 ‘기수갈고둥’ 150여 개체를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이와 함께 바위 주변에 수많은 알주머니들이 붙어 있는 것도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기수갈고둥’을 발견한 곳은 해군기지 유치예정지 인근인 강정포구 서쪽으로, 내강정에서 솟아나 바다로 흐르는 민물이 암반으로 이뤄진 넓은 조간대에서 바닷물과 만나는 ‘기수역’이다.
‘기수갈고둥’은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기수역에서만 서식하는데 국내에서는 전남과 경남의 남해안 몇 곳과 제주도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수갈고둥’은 외형은 구형에 가깝고 담수산인 염주알다슬기와 비슷하다. 7~8월께 바위나 조개껍데기 위에 황백색의 타원형 알주머니를 붙여 번식한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멸종위기동물이 자생하는 해안가 인근에 대규모 매립을 비롯한 개발이 이뤄지면, 그에 따른 영향으로 동물의 개체수가 감소하거나, 심지어 사라질 우려가 매우 높다”면서 “멸종위기종인 ‘기수갈고둥’의 보전을 위해서는 개발계획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Ⅱ 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아니할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이다.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환경부령이 정하는 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