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상업체, “배달료 등 제반비용 감안 비싼 가격 아니”
체인본부協, “할인마트에는 덤핑, 오히려 경쟁체제 해쳐”
똑 같은 원재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성분의 술이 도매상의 공급 마진폭 차등 적용으로 할인마트는 싸고 유흥주점은 상대적으로 비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주의 소비자가를 놓고 출혈경쟁까지 벌어진 사례도 있다.
실제로 이마트 서귀포점과 삼성홈플러스 서귀포점의 경우 자사 판매실적 향상을 위해 소주할인경쟁을 시도, 공장도 가격보다 350원이나 더 떨어진 병당 650원까지 할인 판매하다 당시 서귀포시청의 중재로 원상회복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파로 토종마트인 킹마트 서귀포점이 폐업, 아직도 대기업의 횡포로 도민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물론 이는 최종 소비처인 이마트와 삼성홈플러스의 책임이다.
문제는 도매상업체들의 할인마트와 유흥주점에 공급하는 소주와 양주의 마진폭 대비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주세법상 유통마진을 정한 규정은 없다. 그러나 도매상들이 도내 할인마트와 유흥주점에 공급하고 있는 소주와 양주의 마진폭은 그 대비가 27~40%까지 매우 크다.
한 도매상 관계자는 “유흥주점용 주류가 비싼 이유는 각 업장까지 배달료를 비롯 인건비와 유류비 등 제반비용이 들기 때문이다”면서 “마진폭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적정가격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할인마트에 공급하는 주류가 싼 이유는 공급 장소가 유흥주점에 비해 극히 소수인데다 한정돼 있고 할인마트라는 특수성 때문에 쌍방간 협의에 의해 공급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도매상과의 치열한 경쟁 등 서로 손해볼 수 있는 출혈경쟁을 방지함은 물론 주류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협회를 결성하는 등 공정거래확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도내 근대화체인, 남양체인, 제주킹마트, 수퍼마켓협동조합 등 4개 중소유통업체로 구성, 발족한 제주체인본부협의회 관계자는 “가정용 주류의 경우 도매상들로부터 납품받아 2.5%~6%의 마진율로 도내 골목상권에 납품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도매상들이 이 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덤핑 공급하는 바람에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자체 회원업체가 조사한 가격비교표를 통해 도민들에게 도매상들이 할인마트에는 덤핑, 유흥주점에는 높은 마진을 적용해 주류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즉 배달에 따른 제반비용의 경우 할인마트와 유흥주점이라고 다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할인마트에는 덤핑, 유흥주점에는 매우 비싼 마진폭을 적용해 오히려 자율경쟁체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