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에 대한 '잘못된 상식'
생선회에 대한 '잘못된 상식'
  • 한경훈 기자
  • 승인 200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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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이 맛있다' '회는 바로 떠야 제맛'

‘생선회는 자연산이 맛이 있다’ ‘생선은 바로 잡아 회를 떠야 제일 맛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굳이 미식가가 아닐지라도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도 상식으로 통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수산전문가들은 생선회에 대한 잘못된 상식으로 이 두 가지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의 연구결과를 통해 생선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생선회를 먹을 때에 비싸더라도 자연산만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다. ‘생선회는 자연산이 제 맛’이라는 선입견에서다. 이에 따라 횟집에서 자연산은 양식산의 3~4배에 이르는 등 부르는 것이 값이다.

생선회 맛은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五感) 중에서 씹을 때에 육질의 단단함 정도를 느끼는 촉감이 가장 크게 작용하며, 육질이 단단한 어종일수록 고급횟감으로 취급된다.

자연산은 활동범위가 넓고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양식산보다 육질의 단단함이 약 10% 정도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차이를 알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는 실험결과가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 자연산과 양식 생선회를 표시 없이 먹었을 때 그 차이를 미각으로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10명 중 1명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산 '회‘의 육질이 양식보다 다소 단단해 육질이 쫀득쫀득하기 때문에 값이 비싸지만 막상 이를 미각으로 느끼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생선회의 맛을 평가하는 기준은 육질의 쫄깃쫄깃하고 딱딱한 맛인데 이는 오히려 활어 즉석회를 바로 먹는 것보다 죽은지 5~10시간이 지났을 때 가장 맛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죽은 지 3~4일이 지난 선어회도 냉장보관상태에서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자연산 생선이 그물에 걸렸을 때 빠져 나가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해 실제 회로 먹을 때는 육질의 단단함이 떨어진다고 수산과학원은 지적하고 있다.

이 실험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연산과 양식산 생선회의 맛의 차이도 구별하지 못하면서 몇 배의 값을 치르면서까지 자연산을 찾는 비경제적인 소비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 된다. (자료제공ㆍ제주도해수어류양식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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