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베네수엘라의 정치
[세평시평] 베네수엘라의 정치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에 남미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분명히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Hugo Rafael Chavez Frias) 대통령일 것이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베네수엘라의 부의 불균등을 해소하려고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차베스는 전폭적인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 되었지만 정국이 그리 안정적이지는 않았다.

차베스는 1954년 베네수엘라 서부 농촌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1975년 임관했으며 1982년 볼리바르혁명운동(MBR-200)에 가입해 사회주의운동을 시작했다. 1989년 시몬 볼리바르대 정치학과에서 위탁 교육을 받으면서 현실 정치의 개혁을 추구하게 되었다. 차베스는 부패한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대통령 정부를 상대로 1992년 쿠데타를 감행했으나 실패를 했으며 감옥에서 2년을 보내고 석방되었다. 그는 기존의 MBR-200을 MV R(제5공화국 혁명운동)로 개칭한 뒤 사회주의 계열 정당인 사회주의운동당(MAS), 애국당(PPT) 등과 연대해 좌파 연합인 애국자주당(PP)을 결성하고 1998년 12월 대선에서 과반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차베스는 당선 직후 비상입법기구인 제헌의회를 설치, 헌법 개정을 통해 2000년 7월 실시된 대선에서는 60%의 득표율로 임기 6년의 대통령에 재선되었다. 우고 차베스는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특별 입법권을 이용하여 49개의 법률을 2001년 11월에 제정하였다. 토지와 주택의 공개념을 도입하여 유휴토지에 막중한 세금을 부과하거나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토지법을 제정하였다. 이들 일련의 법률들은 혁명과정을 앞으로 밀고나가려는 그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었으며 토지사유제를 일부 손상시키는 정책이었다. 베네수엘라의 식량자급을 이루어야 하는데 소수가 많은 토지를 갖고 있어서 식량 확보에 방해가 된다고 차베스는 주장했다. 대토지소유자의 유휴 토지를 수용하여 경작농민들에게 제공한다는 이 법은 과두제 세력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정책이었다. 기득권세력이 조직한 파업이 2001년 12월 10일에 전국을 마비시켰는데 토지법등 47개의 개혁 법안 때문에 발생한 2001년 11월 1차 총파업이후 네 번째로 단행된 2002년 12월 총파업은 야당·상공연맹 그리고 노조(베네수엘라 노동자연맹·CTV)등이 중심이 된 반 차베스 연합세력이 주동하여서 국가경제를 담보로 하여 2개월 간 진행되었는데 총파업 주동세력이 대정부요구는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와 2003년 초의 대선실시 혹은 국민신임투표조기 실시였다. 차베스는 강경하게 이에 대처하여 시위대의 강제해산, 주동자의 사법처리, 파업에 참여한 석유공사(PDVSA)근로자 대량해고 등을 통해서 단호히 대처하였다. 1998년 말 차베스 대통령의 집권한 이후에 2002년 4월 차베스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우익 쿠데타가 일어났으나 실패했다. 2003년 2월 2일 총파업이 중단되면서 정국은 다소 안정을 되찾았다. 그 이후, 베네수엘라에서는 거대한 정치·사회·경제적 변화가 일어났는데 차베스는 2004년의 소환국민투표에서 승리하였고 2006년 12월의 대선에서도 승리하여 3선에 성공하였다.

최근에 차베스에 대한 정치적 반대 입장의 RCTV의 방송면허 갱신불허로 베네수엘라가 언론탄압을 하며 독재의 길로 들어섰다고 여러 나라에서 비판하고 있다. RCTV는 2007년 5월 27일 자정을 기해 가장 강력하게 차베스 반대의 목소리를 내던 방송을 중단하였다. 베네수엘라정부는 헌법의 위임명령에 따른 적법한 조치로 RCTV의 면허 만료에 따라 공영방송을 출범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방송국폐쇄조치에 대하여 국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베스도 자아도취에 빠져서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독재자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민의 지지와 인기는 언제든 순식간에 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 차베스는 RCTV 폐쇄조치도 국민의 지지를 받을 줄로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조치는 국민이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정치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정치가 유사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강   병   철
소설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