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우리 동네에 대문이 모두 없어졌어요.”
제주시 한림읍 상명리에서는 앞으로 대문을 찾아 볼 수 없다.
다름 아닌 마을 주민들이 제주의 옛 정취가 살아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집 대문을 모두 철거, 정주석 및 정낭을 설치하기로 한 것.
이를 위해 마을 주민들은 26일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문 없는 마을’추진 선포식도 개최, 본격적인 대문 철거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상명리에는 13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고 있는데 대문이 철거되는 가구는 모두 120가구.
나머지 10여가구는 참여를 하지 않는 가구가 아니라 대문이 없는 가구다.
상명리는 이에 따라 이달 28일까지 56가구에 대한 대문 철거 작업을 실시하고 나머지 64가구는 오는 10월 추가 철거할 계획을 세웠다.
이 사업에 소요되는 사업비는 모두 4000만원. 현재 24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둔 상태다.
우선 확보한 예산범위 내에서 정주석 및 정낭을 설치하고 나머지는 사업비가 확보 되는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상명리 마을전체 대문을 없애는 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왜 멀쩡한 대문을 철거하고 정낭을 설치하느냐"는 반대의견도 잇따랐기 때문.
하지만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되살리고 마을을 관광자원화하자는 주민들 간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마을주민 전체가 뜻을 같이하기에 이르렀다는 게 장석진 상명리장의 설명.
특히 상명리는 오는 10월 정주석 및 정낭설치가 완료 되는대로 마을에 있는 느지리오름 산책로 개설과 연계해 제주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제주를 대표하는 농촌다운 농촌으로 꾸며 나간다는 계획이다.
강영호 한림읍장은 "마을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는 상명리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아무쪼록 제주의 옛 정취가 흠뻑 묻어나는 마을로 탈바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