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사기' 극성 시민들 불안
'전화 사기' 극성 시민들 불안
  • 김광호
  • 승인 2007.0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대폰 번호 말해 달라" 봇물…'가짜 형사' 연결도
전화 사기가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한동안 기승을 부리던 신용카드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등을 불법적으로 알아낸 뒤 전화를 걸어 사기를 치는 이른바 ‘피싱 사기’는 잠잠해졌다.

그러나 요즘에는 “휴대폰 번호를 말해 달라” 등의 새로운 형태의 전화 사기가 범람해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카드회사’라면서 이 집 저 집 닥치는대로 전화를 걸어 “카드대금이 연체됐다”거나 “(서울소재)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았느냐”며 장기간 통화를 유도하는 전화 사기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주시에 사는 A 씨(50)는 지난 9일 오전 00카드사 직원이라는 남자로부터 “서울 00백화점에서 카드로 410만원 어치의 물건을 구입하지 않았느냐”면서 카드대금 결제를 요구받았다.

깜짝 놀란 A 씨가 “그런 카드는 갖고 있지도 않고, 물건을 산 적도 없다”고 항의하자 이 직원은 “그럼, 주민등록증을 분실한 적이 없느냐”며 “곧 경찰에 신고하겠으니 형사와 상담해 보라”면서 전화를 끊었다.

A 씨는 수화기를 놓자마자 서울에 있는 경찰서 형사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휴대폰 번호를 말해 달라”고 한 뒤 “전화번호를 말하지 않으면 직접 서울에 와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현금 송금 유도 또는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 다른 신상 정보를 빼내려는 전화 사기인지, 중국에서 국제전화로 장시간 통화를 끌어 전화 요금을 빼돌리려는 수법의 전화 사기인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전화 사기는 시도 때도 없이 범람하고 있다.

제주시 거주 B 씨(63)에게도 지난 7일 2차례나 비슷한 내용의 전화가 걸려 왔다. B 씨는 이날 오전 00카드사로부터 “연체된 카드대금 150만원을 보내라”는 독촉 전화에 이어, 오후에도 같은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B 씨가 그런 사실이 없어 전화를 끊으려고 하자 카드사 직원은 9번을 누를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B 씨는 “전화 시기임을 직감해 금방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말했다.

C 씨(50)도 유사한 전화가 걸려와 피해를 볼 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 두 번 걸려오는 전화가 아니어서 이제는 놀랄 일도 아니다”고 했다.

최근 모 지방법원장이 아들을 납치했으니 즉시 돈을 보내라는 전화를 받고 6000만원을 송금해 사기를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국세 환급금 및 건강보험료 환급금 사기로 시작된 전화 사기가 최근에는 유괴 및 카드대금 결제와 휴대폰 정보 캐내기 등 다양화해 지고 있다.

모두 의심스런 전화는 응대하지 말고, 경찰 관서에 신고해 피해를 당하지 않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