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에 설치돼 있는 주민자치센터가 한층 업그레이드 될 모양이지만 그 성과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제주도가 뉴제주운동의 12대 중점과제 중 하나인 ‘주민자치센터 특성화’에 대한 사업을 공모한 결과 총 43개 사업을 확정하고 이들 사업에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민자치센터는 지방행정의 최일선인 읍·면·동의 기능을 전환, 읍·면·동의 사무와 인력을 조정함에 따라 생기는 읍·면·동사무소의 여유공간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행정서비스 이외의 문화복지서비스를 제공해주기 위해 마련된 문화공간이다.
그 동안 이들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문화, 복지, 정보, 취미 등의 여가활동 등 다양한 서비스를 주민들에게 제공해 왔으며, 또한 단순히 프로그램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돕기, 서먹했던 이웃간의 대화나누기, 지역의 각종 대소사 의논 등 각박해져 가는 도심 속의 여유와 나눔의 장소를 제공하여 주민이 함께 지역공동체를 가꾸어 가는 주민자치 실현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제주도가 주민자치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공동체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애향심 고취는 물론 공동체 문화를 구현하는, 뉴제주운동의 가시적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주민자치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사업이 얼마나 주민들에게 어필하고 참여를 이끌어내 생활문화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느냐에 있다.
주민자치센터란 일정한 지역에 생활터전을 가지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주인의식과 연대의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지역사회 복지를 향상시키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민자치센터가 이런 역할을 충실히 해 왔는지는 의문이다.
거기에다 특성화 사업까지 추가된다면 기본적인 목표마저 희석될 수도 있는 것이다.
뉴제주운동의 가시적 성과를 빨리 내야겠다는 조급증이 무리하게 사업을 밀고 나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