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대되는 '재래시장 러브 투어'
[사설] 기대되는 '재래시장 러브 투어'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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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재래시장 러브 투어’라는 관광상품을 내놨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주를 떠나는 당일 재래시장 장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서민경제 현장을 체험케 하고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등 이른바 ‘3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침체일로에 있는 밑바닥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겠다는 의도에서다. 도는 이에 따라 재래시장 러브 투어 위탁업체를 공모하여 선정했고 이 위탁업체에 차량비, 여행자 보험료, 홍보비 등을 지원하여 오는 13일 제주시 동문시장을 시작으로 본격 실시한다는 것이다. 도의 이 같은 ‘재래시장 러브 투어’는 제주의 밑바닥 경제의 버팀목인 재래시장이나 민속오일 시장, 지하상가, 중소유통업소 등 이른바 ‘골목상권’을 살려보자는 절박성에서 출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제주의 서민경제가 어렵다는 반증이고 골목상권이 위기 국면에 들어섰음을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제주의 골목상권은 재벌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할인매장이 입점하던 지난 96년부터 위기에 봉착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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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제주타임스가 실시했던 ‘골목상권 왜 살려내야 하는가’라는 범도민 대토론회에서도 현재 제주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4개의 대형매장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 의해 골목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대형매장의 경우 연간 3000억원에 이르는 제주에서의 매출액이 제주경제에 활력을 주지 않고 본사가 있는 서울 등지로 당일치기 역외유출 됨으로써 제주의 경제 흐름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그래서 이로 인해 위기국면에 놓여있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재래시장 등을 관광객 방문 코스로 만들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도가 계획하고 있는 ‘재래시장 러브 투어’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도의 재래시장 러브 투어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어 그것이 제주의 또 다른 관광상품이 되고 이를 통해 재래시장 등 골목상권이 활성화되어 제주의 밑바닥 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기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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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에 우리는 골목상권 위기 탈출을 전제로 이번 재래시장 러브 투어 성공을 위한 기본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 재래시장의 생명은 ‘값이 싸다’는 데 있다. 그리고 농수축산물 등 1차 상품의 신선도가 경쟁력이다. 그런데 이처럼 값이 싸고 신선도 높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도 청결 등 환경문제, 진입로나 주차장 등 접근성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깔끔한 포장 용기 불비, 불친절, 배달서비스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이번 재래시장 러브 투어의 성공여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하겠다. 우선 검은 비닐봉지나 신문지에 둘둘 말아 건네는 포장이 아니라 세련되고 산뜻한 재래시장 공용의 포장용기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신선도를 유지한 채 농수축산물을 관광객이 집 도착과 함께 받아볼 수 있도록 퀵 배송 시스템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친절은 상권의 최대 경쟁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 등 경제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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