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과 함께 제주도를 먹여 살리는 관광산업은 제주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맞물려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 관광 1번지’로서의 명성을 쌓아왔다.
그러나 이 같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제주관광은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주관광의 침체상은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행된 이후 17년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중국 등 동남아 경쟁국들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고 항공편 예약난 등 접근성 취약도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이후 전국의 각 지자체가 관광산업을 지역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면서 값싸고 가깝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관광지가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금강산 육로 관광과 내금강 개방도 제주관광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가 ‘고비용 저매력’의 2류 관광지로 전락하지 않느냐는 위기감마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조사 결과 제주도는 국내여행 방문지로 10위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고야 말았다.
한국관광공사의 ‘2006년 국민 여행 실태조사’에서다.
이에 따르면 국내 숙박여행 방문지로 1위는 강원도가 꼽혔고, 2위 경기도, 3위 경상남도, 4위 충청남도, 5위 전라남도 순이었으며 국내 최대 여행지로 꼽히는 제주는 겨우 11위를 기록했다.
또 ‘가장 기억에 남는 방문지’에도 제주는 10위에 머무르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특히 문제는 국민들이 선택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제주도는 2004년 7위에서 2005년에는 8위로 쳐졌다가 지난해에는 10위로 곤두박질 치는 등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그만큼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제 제주관광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싼 관광비용과 바가지·저질 관광의 추방, 그리고 항공편 예약난 해소 등 고질적인 문제점의 개선과 발전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해서 경쟁력을 갖출 때만이 제주관광은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