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52회 현충일이다.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 선열과 호국 영령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일제 36년의 혹독한 식민통치에 항거하여 독립운동을 벌였던 독립투사를 비롯 북한 공산집단의 남침으로 풍전등화와 같던 나라를 지킨 6.25 참전용사들과 세계 평화를 위해 베트남전선에서 목숨을 바친 파월 용사들, 그리고 대간첩작전 중에 숨진 국군 용사 등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고귀한 영령들을 추모하는 날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현충일을 맞아 우리는 얼마나 호국 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살기 좋은 나라, 영광된 조국을 만드는 데 신명을 바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과연 호국 영령들 앞에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솔직히 말해 우리는 호국 영령들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야 옳다. 생각해 보라. 참여정부가 출범한지도 5년 가까이 돼 임기 말에 이르렀지만 무엇 하나 뚜렷이 이뤄진 것 없이 사회적 갈등의 골만 깊어지면서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실업자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빈부 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경기 또한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IMF때보다도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한숨을 쉬겠는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과 말 바꾸기는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고, 법과 원칙의 파괴는 결국은 사회적 혼란과 국가정체성 위기로 파급되는 양극화 현상, 기회의 불균등, 이념간의 갈등 등을 초래해 국론 분열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혼란상이 국정의 무능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는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이 때문에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있음을 어찌할 것인가.
현충일이 단순히 국가유공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진정 나라를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날이 돼야 한다.
그래야 현충일이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들의 뜻을 받드는 날로 승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