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4일 국내 및 국제 관광노선을 중심으로 저가항공사 설립을 공시함에 따라 제주항공 등 국내 저가항공사 시장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항공 김영호 여객담당 사장은 “항공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저가 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비능력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의 축적된 기술과 효율적인 기재운영으로 차별화된 질좋은 저가항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몇 년전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저가항공사 설립타당성과 진출방안을 검토, 부정기 항공운송 사업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인 한국공항을 활용, 향후 2~3년내 설립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운영하게 될 저가항공사는 국내선 외에 중단거리 국제선까지 운항할 계획이다. B737급의 고효율 중소형 제트기를 활용, 저원가-저운임으로 시장수요를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 등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2010년을 목표로 일본과 중국은 물론 필리핀, 괌 등 한국과 가까운 주변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을 계획, 중형 제트항공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성항공 역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에 걸쳐 프랑스 항공기 제작사인 ATR사와 신규 터보프롭 항공기 20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이 같은 저가항공사들의 국내노선 확충 및 국제선 투입계획에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사 개념을 갖고 저가항공사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들은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 됐다.
한마디로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내세워 제주와 한성항공이 추진하려는 동남아시장 진출에 발목을 잡은 것이다.
결국 제주항공의 향후 계획상 대한항공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과 괌, 필리핀 등 동남아에 취항하겠다는 제주항공의 사업목표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설립 취지가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이 매년마다 항공요금을 인상, 도민의 발목을 잡은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특히 제주항공 출범과 맞물려 대한항공은 제주기점 국내노선 항공기를 대형에서 중소형으로 교체, 도민과 관광객의 발목을 더욱 옥죄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다시 제주항공을 견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도민사회 일각에선 ‘대기업의 횡포’라고 비난하고 있다.
대한항공 2~3년내 저가항공사 설립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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