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산 당근은 계속 상장품목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최근 서울 가락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이 당근 거래품목을 비상장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제주산 당근품목의 상장 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과 비상장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제주산 당근은 그 동안 가락시장에 상장됨으로써 제주 청정 브랜드를 확산하는 효과와 더불어 상품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가격지지, 수입산 반입 억제 등의 효과를 봐 왔다. 하지만 당근이 비상장 품목으로 지정된다면 거래 투명성이 상실돼 수입산 당근의 불법 유통 물량 증가로 인한 가격하락 등으로 시장이 교란될 것은 뻔하며, 특히 상인간 담합 등의 영향으로 제주 당근산업 자체가 파산될 위험도 크다. 가락시장 중도매인들이 당근을 비상장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는 이유로는 품목 특성상 정상적으로 거래되지 않고 있고, 중도매인 수가 적어 억지로 분배하는 형태로 경매되고 있으며, 시장 내 상인들의 경쟁력도 상실되고 있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은 비상장 품목도 상장품목으로 전환하는 추세일 뿐 아니라, 당근을 비상장 품목으로 풀 경우 상인들에 비해 가격이나 물량 교섭력이 약하고 소비지 정보에도 어두운 생산자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게 농업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경매가 잘 안되니까 비상장으로 가자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모순이고, 개정 농안법에 정가·수의 거래 확대 등 거래제도 다양화 방안이 들어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해결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제주지역 당근 재배면적은 지난해의 경우 2401㏊로 전국 재배면적(3266㏊)의 74%를, 그리고 생산량은 10만6000t으로 전국 생산량(13만t)의 82%에 달할 정도로 도내 농가소득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농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당근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농수산물공사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대 필요하다. 관계당국과 생산자단체 등의 대(對) 중앙절충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