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년 12월 문을 연 여미지식물원(85년 9월 계우개발주식회사가 설립)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보상금을 대신 지급한 서울시가 96년 2월 재산관리권을 이전받은데 이어 97년 11월 소유권을 완전 이전받아 관리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는 그러나 매각을 전제로 식물자원의 보존과 재투자를 외면, 관리만 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96년부터 99년까지 6차례에 걸쳐 입찰가격을 635억원에서 571억원으로 낮춰가며 여미지식물원 매각을 시도해 왔다. 99년에는 이를 미국업체에 매각하려다 도내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 무산되는 과정에서 ‘제주도 매입’을 주장, 이를 제주도가 받아들이면서 매입여부 논란이 이어졌다.
제주도는 여미지식물원을 매입한 뒤 경영주체를 컨벤션센터에 위임, 수익성 사업으로 이끌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컨벤션센터는 올초 적자보전을 위해 한라산케이블카와 여미지식물원을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도의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컨벤션센터는 지난해 결산결과 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다 매출액도 당초 목표액의 54% 수준인 9억7300여만원에 머물렀다. 때문에 재일동포 출자자들로부터 출자금반환 요구가 일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제주도가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는 컨벤션센터의 수익사업차원에서 여미지식물원을 매입할 경우 당장 ‘재정압박’이라는 난제에 부딪치게 된다.
이 문제는 결국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게 됐다.
그러나 여미지식물원의 경우 제주도가 매입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자유치차원에서 이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제주도가 매입하지 않아도 이미 환경부로부터 ‘서식지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공공성과 종자보전은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로서는 당장 여미지 식물원 매입대급 확보를 위한 재원조달문제, 유휴지 활용계획, 직원 승계 등 풀어야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도민사회일각에서는 “민자유치사업의 하나로 중문관광단지내 설립된 여미지식물원의 경우 누가 매입해 운영하더라도 그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는데도 제주도가 수백억원대의 도민혈세를 투입해 관광활성화와 컨벤션센터 적자해결 등을 위해 제 여미지식물원을 매입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의회도 이를 감안, 지난 5월 열린 제206회 임시회에서 제주도가 여미지식물원 매입을 위해 제출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도의회는 “여미지 식물원을 도가 매입해야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700억원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원들의 의견도 적지 않다. 다만 도가 매입을 하더라도 관광협회나 컨벤션센터가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한편 여미지식물원 감정가액은 7월 현재 553억원으로 99년 평가시 517억원보다 36억원 정도 그 가치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