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면 켜져야 하는 '보행자 작동 신호기'
누르면 켜져야 하는 '보행자 작동 신호기'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4.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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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홀로 '터졌다 꺼졌다'

‘連動 시스템’과 충돌...2002년 이후 ‘기능상실’
제주시내 10개소...불필요한 차량정치 등 초래



제주시 연삼로 학생문화원 입구 신호기.
이곳에 설치된 신호기는 횡단보로를 건너는 보행자가 누르면 작동하게 설계된 이른바 ‘보행자 작동 신호기’.

그런데 액면 그대로 이곳 횡단보로를 건너기 위해 이곳에 설치된 보행자 작동 신호기를 누른 뒤 ‘녹색등’이 켜지기를 기대하는 보행자는 거의 없다.
2002년 이후 이처럼 ‘누르면 안 터지고 누르지 않아도 터지는’ 이 신호기의 ‘특짱을 학생 및 시민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곳만이 아니다.
연삼로 도남 연립주택 인근 보행자 작동 신호기.
이곳 역시 횡단보도를 통행하기 위해 신호기를 눌러도 녹색신호등이 켜지지 않은 채 도남주유소 4가로 신호등과 맞물려 횡단보도 보행신호가 터진다.

보행자 입장에선 ‘속았다’는 생각과 함께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행자들과 운전자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운전자 입장에선 아무도 없는 대로상에 적색신호가 켜지는 바람에 한참을 멈춰야 하는 것이다.

특히 운전자들은 최근 횡단보도 앞 일단정지 단속이 강화되면서 더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행자와 차량 운전자 모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제주시내 설치된 보행자 작동신호기는 제주학생문화원 앞과 도남연립 앞, 동성마을 앞, 제주세무서 앞 등을 비롯해 모두 10개소.
제주시는 2001년 보행자들이 누를 수 있도록 ‘버튼’을 설치한 보행자 작동 신호등을 설치했다.

설치비용은 1곳에 200여만원.
그런데 막상 보행자 작동 신호등을 가동한 결과 ‘신호등 연동제’와 충돌, 보행자 작동 신호등 인근 교차로 신호체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바람에 ‘보행자 작동기능’을 없애 버렸다.

대신 제주시는 인근 교차로에 설치된 신호등의 보행자 신호가 켜질 때 이곳도 함께 켜지도록 한 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보행자 작동 신호등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연동제 시스템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양측간 조화를 맞추는 작업이 매우 어렵고 복잡하다”면서 “불필요한 차량 정지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신호운영 효율화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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