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산악인 오희준씨 에베레스트 등정중 사망
제주 산악인 오희준씨 에베레스트 등정중 사망
  • 한경훈
  • 승인 2007.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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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비통…시신 화장, 26일 귀향

에베레스트 남서벽 신루트 개척에 나섰던 제주출신 오희준(37) 씨가 낙석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족은 물론 고향인 토평동 주민들과 제주 산악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故 오희준 씨의 유족들은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지난 16일만해도 망연자실한 분위기였으나 이제는 슬픔 속에서도 운구 일정 등을 논의하는 등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역력했다.

둘째 형인 희삼씨는 “희준이는 3남1녀 중 셋째로 천성이 밝았다”며 “이번에 원정을 가서도 위성전화로 계속 소식을 전하며 만날 날을 기약했는데 불귀의 객이 됐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비통해 했다.

고인이 소속된 서귀포시 영천산악회 총무 오창학 씨는 “고인은 집념이 강한 산악인으로 우리 산악동호인의 우상이었다”며 “이번에 큰 성과를 거두고 돌아올 것으로 믿었는데 갑작스런 비보에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인의 장례일정은 유해가 돌아오는 오는 26일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시신은 이번 주말께 네팔 히말라야 현지에서 화장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둘째 형 희삼 씨가 유족을 대표해서 참석한다. 오희준 씨의 유골은 오는 26일 0시에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故 오희준 씨는 이번 원정대 부대장을 맡아 동료 산악인 10여명과 함께 박영석 씨를 대장으로,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길에 올랐다가 16일 오전 10시경(한국시각) 해발 7500~8000m 지점에서 기상악화로 정상에서 떨어지는 낙석을 맞은 후 동료산악인인 이현조 대원과 함께 숨졌다.

오 씨는 2006년 한 해에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포함해 해발 8000m급 봉우리 4개를 연거푸 오를 정도로 걸출한 산악인이었다.

박영석 대장과 함께 남ㆍ북 극점 원정에도 성공, 에베레스트를 포함한 ‘지구 3극점’ 도달 기록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 8,000m급 고봉 14좌 중 10좌 등정에 성공, 박영석 대장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산악 그랜드슬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이번에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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