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다(石多)의 섬 제주에는 지천에 깔려있는 것이 돌이다.
그러나 지난 수 십 년래 각종 개발사업으로 돌의 쓰임새가 많아지자 돌 자원이 마구 파괴되는가 하면 다른 지방으로의 무단 반출이 성행해 보존자원 훼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해안가 마을 상징석이 통째로 도난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도내 마을 마다에는 마을의 상징으로서 주민들의 정서가 서려 있고 사랑을 받는 상징석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이들 상징석은 ‘큰 바위 얼굴’처럼 주민들에게는 꿈을 심어주고 전설을 이야기해 주기도 하며 관광자원으로서도 큰 역할을 한다.
그런 상징석이 도난 당하거나 훼손된다는 것은 주민들에게는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고 공공의 자연자산을 잃어버리는 일이 되는 것이다.
제주시가 마을 상징석 보호 대책을 마련한 것은 그래서 눈길을 끈다.
제주시는 ‘잃어버린 제주 고유 자연자원 되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마을에서 보호하고 있거나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마을 상징석을 신청 받은 결과 11개 마을에서 12곳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번 접수된 상징석 중 한림읍 대림리의 ‘선돌’은 탐라순력도에 유적지 입석(立石)이라 표시할 정도로 귀중한 유적지로 평가되고 있으며, 비양리의 ‘애기 업은 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산활동 시기가 기록으로 남아있는 지역으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 애월읍 유수암리 ‘오방석’은 주민들이 액운을 막아준다고 믿고 있으며, 오라동 ‘족감석’은 선문대 할망의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바위라고 한다.
이밖에 다른 상징석들도 각기 전설과 사연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상징석들은 제주도보존자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존가치가 있을 경우 마을 상징석으로 지정 고시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데, 마을 상징석 뿐만 아니라 자연석 등 보존자원 관리에도 보다 힘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제주의 소중한 자원을 지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