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삼성홈플러스에 이어 곧 들어설 롯데마트 등 대형할인점과 도내 지역 곳곳에 뿌리를 내려 그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농협하나로마트와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경쟁관계에 있던 제주토통 유통업체인 킹마트를 비롯 근대화연쇄점, 남양체인, 수퍼마켓이 서로 협심, 체인본부협의회를 구성해 7일 본격 출범했다.
거대 공룡과의 한판 전쟁을 선언한 체인본부협의회의 출발은 분명 제주지역 유통업계의 한 획을 긋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그 의의는 크다고 할 수 있다.
7일 본격 출범한 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은 킹마트물류본부 홍오성 협의회장을 8일 사무실에서 만났다.
적과의 동침이라고 하셨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요=지금 적과의 동침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 됐습니다.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에 모두가 서있었습니다. 따라서 누가 먼저가 아니라 우리 모두 다함께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서 철저한 협동단결 공동대응해 나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게 이번에 공동분모를 만든 거죠. 내적으로는 공공구매 공동배송으로 유통비용을 줄여 대형마트 가격보다 더 싸게 팔 수 있는 요건을 충분히 연구하고 검토한다면 그 몫은 골목상권 점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골목상권을 어떻게 살린다는 것인지?=우선 싼가격에 공급하는 것입니다. 이는 골목상권의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원가외 드는 비용인 인건비와 인테리어비용, 광고비 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가맹점과 소비자들에게 값싼 물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공과금, 전기 및 전화, 수도료 대납수행과 택배사업, 농수축산물 판매 대행 등 골목상권만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갖고 있습니다. 깨끗한 매장관리와 철저한 품질관리 서비스 등으로 가격경쟁력 우위를 확보한다면 도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지역점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제주지역 유통환경을 어떻게 보시는지요=인구 55만 인구에 하나로마트가 이미 제주도 일원에 곳곳에 침투해 있고 대형마트 5개점 이상이 상권을 장악, 주변상권을 초토화하고 있습니다. 농민 이름을 앞세워 무차별 이익창출에만 급급하고 있습니다. 농협하나로마트는 FTA 협상에 수입농산물 반대를 전개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수입 건과류와 농수산물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농협하나로마트 만으로도 제주상권은 포화상태입니다. 이 것도 모자라 이마트 3개점, 홈플러스 1개점, 월마트, 그리고 곧 입점하게 될 롯데마트는 이미 제주인구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여기에 자고나면 생기는 훼미리마트와 GS마트점이 300여개소로 늘어났습니다. 이런 속도라면 도소매업 중소유통인들의 설자리는 없습니다. 또 대형마트 신규대출 법적 규제를 교묘히 악용한 200평 미만의 지역형 상권 틈새를 대기업이 겨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묵과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만큼 골목상권의 주역들이 이번에 서로 힘을 합쳐 협의회를 발족시킨 겁니다.
앞으로의 계획은=제주도지사를 비롯한 관계공무원과 그 가족이 먼저 솔선수범해 골목상권과 재래시장 이용에 앞정서 줘야 합니다. 비록 작은 실천에 긴급처방같지만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에 저희들은 처음 개점하는 설레임을 상기하며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지역 골목상권 지키기에 파수꾼이 될 것을 피나는 노력으로 보답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1500 가맹점주들은 뜻을 모아 대형마트보다 더 싼 값에 물품을 팔 수 있는 가격경쟁과 골목상권의 장점을 살리는데 주력해 나갈 것입니다. 또 농협하나로마트의 불공정행위와 대형마트의 문제점들을 철저히 파악, 관계기관에 정책을 건의하고 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 이용을 자제하는 범도민운동을 연합해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농협하나로와의 모든 거래를 중단토록 하는 중대한 결심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금융거래는 물론 농산물 매입 등 많은 파장이 초래될 것입니다. 그동안 상인의 절박함도 상인의 울분도 여지껏 숨겨져 있었을 뿐입니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바라고 싶은 사항은=지역골목상권은 우리의 힘으로 반드시 지켜질 것입니다. 가장 절실한 것은 제주도는 해상과 항공편 수송수단으로 유통단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육지에서 들어오는 물건도 중요하지만 육지로 출하되는 물건도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10만평 정도의 물류단지 건립을 위한 당국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고맙습니다.
“정감있고 살맛나는 골목상권 만들어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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