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중간 도매인들이 당근을 이 시장 상장거래 품목에서 비상장 품목으로 변경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25일 당근 중도매인들이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당근을 비상장 품목으로 변경해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 당근 산지 농민들과 산지 농협이 강력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함덕ㆍ조천ㆍ구좌 등 당근 주산지 농민이나 이곳 농협 등에서도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당근이 비상장 거래품목이 될 경우 국내 당근 농업은 하루아침에 파탄 날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산 등 농산물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고 불량 당근의 거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당근이 비상장 거래 품목으로 될 경우 중국산의 국산화 둔갑 등 소비지 거래가 혼란을 초래하고 이것이 국내산 당근 값을 폭락시킨다는 것이다.
안전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도 위축시킬 것이다.
그리고 농산물인 경우는 현재 비상장 품목들도 상장품목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대적 추세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이런 시대적 추세를 외면하고 기존 상장 품목을 비상장으로 끌어내리려는 것은 중도매인들이 제 욕심만을 채우려한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중국산이 물밀 듯이 들어와 국내 농산물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이들과 품질로 맞서려는 국산 농산물의 보호를 위해서도 당근 비상장 품목 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뜩이나 FTA다 뭐다 하며 주눅이 들고 있는 농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