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김연아와 박태환의 선전을 보면서 부러웠다.
김연아는 세계 피거 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피커사와 수영사에 기록될만한 엄청난 족적을 남기고 있다.
비록 김연아는 세계 피거 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머물렀고, 박태환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1500미터 준결승서 고배를 마셨다지만 이들이 이룬 성과는 대단하다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세계가 이들로 인해 함성을 질렸고, 아시아 대륙이 이들로 인해 환호했고, 한국이 이들로 인해 자긍심을 가졌다. 이들은 이렇게 세계의 스포츠 계를 뒤흔들 정도로 세계적 스타가 되어 가고 있다.
‘스타 마케팅’, 한 명의 스타를 양성해 이를 전체로 파급시키는 효과가 실로 엄청한 파괴력을 갖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다. 벌써부터 수영을 배우겠다는 국민들로 관련 업계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수영용품점으로 몰려 들며 수영에 대한 열기를 보여줬다.
이 열기는 일회성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렇듯 스타 마케팅으로 일어나는 파급효과란 상상하기가 힘들다. 세계 수영연맹 홈페이지에 ‘한국 박태환’이란 이름 석자가 세계인들에게 한국에서도 차세대 수영스타가 있구나 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 또한 스타 마케팅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김연아와 박태환은 처음부터 이런 성적을 낸 것은 아니다. 끝없는 투자와 선수 발굴로 얻어낸 값진 성과다. 제주도 체육계도 이제는 이런 ‘스타 마케팅’에 눈을 떠야 한다. 과감한 투자로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스타급 선수들을 키워내야 한다. 단순히 전국대회, 소년체전, 전국체전에서 입상했으니 우리의 목표는 완수한 것 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과감한 ‘클럽 또는 아카데미 체제’로 학교체육을 전환시키려는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생각의 변화와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제주는 스포츠 메카라고 자처하고 있는 터여서 더욱 그렇다. 진정한 스포츠 메카로서 세계인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선 하루빨리 체질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우수한 코치진을 영입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실력있는 학생들을 발굴해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내야 한다. 단순히 책상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며 올해는 무슨 무슨 국제대회, 국내대회를 유치할까 고민하지 말고 체질 개선에 필요한 필요조건들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된 지금 제주는 세계와 맞서야 한다. 변화의 파도가 넘실대는 개방의 바다 위에서 살아 남으려면 우리 자신도 변화해야 한다. 그 단초를 스포츠를 통해 이루어내는 것이다. 제주는 몇몇 특정 종목에서 세계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인프라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고 미진한 시설이 보완만 된다면 제주에서 세계적 대회 유치를 못할 것도 없다.
일부에선 아직은 시기상조다, 재정상의 문제가 있다면서 변화에 제동을 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과제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사람에 의해 풀 수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제주를 민심의 바로미터로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대거 제주를 찾아 향후 민심의 향배를 점친다. 이번 대선때도 반드시 그럴 것이다. ‘제주=선거 바로미터’가 ‘제주=스포츠 지침서’의 등식이 성립하지 말란 법은 없다.
현재 전세계는 스포츠를 하나의 산업으로 분류, 이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리고 있다. 이는 스포츠가 가져다 주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최근 대구가 세계육상 선수권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기울린 노력, 평창이 2014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건 싸움을 우리는 보아왔고, 보고있다. 제주도는 도청사내에 스포츠 산업과란 부서를 둬 스포츠의 중요성을 대면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열약하고 부족하기 그지 없다.
진정 스포츠를 통한 커다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세계적 대회 유치로 제주를 홍보, 진정한 국제자유도시를 이룰려면 지금보다 더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향후 10년에서 20년 아니 100년을 내다 볼 수 있는 거대한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는 경제고 산업이고 제주를 알릴 수 있는 더없이 좋은 홍보수단이다.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고 안 석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