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엔 겨우 총 700억…'찔끔'
제주해군기지엔 겨우 총 700억…'찔끔'
  • 임창준
  • 승인 2007.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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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방폐장 4조4천억, 평택 미군기지이전 3조 예산지원
"경주시가 한 해 동안 쓸 수 있는 가용재원의 60배가 쏟아집니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경주 발전을 100년 앞당기게 됐습니다."

지난 4월 18일 정부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 유치지역에 대한 지원사업비로 경주에 62건 사업에 4조 5천623억원을 지원하기로 최종 결정하자 경주시민들은 쾌재를 불렀다.

"초고속으로 질주하는 일만 남았다." "방폐장이 잃어버렸던 경주 개발을 100년 앞당겼다."는 평가와 함께 "천년 고도 경주가 이르면 5년 내 확 바뀐다. 10년쯤 후면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는 기대도 넘쳐났다.

이찬우 경주시 기획공보과장은 "경주시의 연간 가용재원은 700여억 원 남짓하다."면서 "4조 5천여억 원 지원은 시가 60년에 걸쳐 해야 할 각종 사업과 일을 한꺼번에 해결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특별법에 따른 지원인 만큼 예산 규모가 경북도내 시·군 중 최대가 될 날 또한 시간문제. 경주시는 향후 10년 동안 정부 각 부처와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공기업 등이 경주에서 발주하는 공사가 10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도 경주 지도를 바꿀 만하다. 컨벤션센터가 포함되면서 보문단지가 날개를 달 수 있게 됐고, 2790억 원을 들여 신라궁성인 반월성을 발굴 복원하며, 신라 황룡사지에 235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복원할 수 있게 됐다.

3200여억 원으로 건천과 외동, 내남 등에 3개 공단을 조성, 산업화도 촉진된다. 인구 40만 명 도시를 향한 야심작이다.

방폐장이 들어서는 양북과 양남·감포 일원에도 1조 원 이상이 투입돼 에너지박물관을 비롯해 감포항 개발, 문무대왕릉 정비 등이 이뤄진다.

국책사업으로 방폐장이 들어서게 된 경주에 천문학적인 국가예산이 지원됨으로서 경주가 살판났다. 앞의 내용들은 지원비가 결정된 직후 현지 언론보도와 시 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방폐장 못지않은 중요 국책사업인 제주해군기지 건설에는 얼마만큼의 국가예산이 지원되는가. 지난 4월30일 제주도의회군사기지 특위에서 국방부 관계자가 참석, 직접 언급한 것은 700억원 규모이다.

이 관계자는 "해군기지 유치 지역이 확정되면 확정 지역주민과 다시 협의해서 지원을 하는 범위가 결정될 것"이라며 "지원금액은 아직 얼마나 될 지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700여억원의 예산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이상인지, 이하인지 유치지역이 결정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특위 도의원들의 질의에 답했다.

만일 전쟁이 터질 경우 군사기지가 있는 제주지역, 특히 해군기지 주변은 그야말로 총알받이가 될 것은 쉽게 예상된다. 이같은 고위험 지대인데도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내미는 지원비는 그야말로 어린애 과자나 껌값 수준이다.

이를 더욱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구체적인 예를 든다.
수도권 등의 주한미군 기지가 옮겨갈 경기도 평택의 경우다. 평택지역 개발을 위해 내년에 국비,자치단체 예산,민자 등으로 모두 3조1482억원이 평택시에 투입된다.

이들 자금은 평택·당진항 개발,국제화지구 건설,첨단농업시범단지 조성, 경제활성화, 주민취업 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평택지역의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320여만평의 공장 용지도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4월16일 국방부 농림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등과 협의를 거쳐 평택 미군기지주변 상가 활성화 등 총 59개 사업에 3조1482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2008년 평택시 개발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각 부처가 평택지역 개발과 안락한 주민생활을 위한 역할도 분담했다.

그렇다면 제주도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제주도는 뭔가? 700억원이라니...
인구도 적고, 면적도 적어 전국의 1%에 해당하는 열악한 도세(道勢)이니 중앙정부가 그렇게 얕잡아 보는가. 말로만 특별자치도인가. 중앙무대에서 이렇다 할 영향력 발휘하는 제주출신 인사도 없고... 제주지역출신 국회의원들마저도 중앙무대에서 말발이 안서 말랑말랑하니 이런것인가?

앞처럼 경주와 평택의 국책사업을 비교하면, 제주도민 누구라도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의문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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