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가장 제주다운 축제의 하나인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
[세평시평] 가장 제주다운 축제의 하나인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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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는 그 잎이 ‘양’의 치아를 닮았다고 하여 양치식물로 일컬어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360여 종 정도의 고사리가 자라고 이 중에서 약 80% 정도를 제주도의 들판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고사리는 오래전부터 약용과 식용으로 널리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고사리는 그 성질이 차고 滑(활)하며 맛이 달다.

열을 내리고 오줌을 잘 누게 한다. 우리나라의 어느 지방에나 있는데, 산, 언덕, 들판에서 자라며 삶아서 먹으면 맛이 아주 좋다”고 기술되어 있다.

고사리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날개 모양의 잎이 하나씩 땅 속으로부터 올라와서 10~15개의 큰 조각으로 갈라지고 이 조각이 다시 7~10개의 작은 조각으로 갈라지면서 1m 정도까지 성장하게 된다.

우리가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사리는 가는쇠고사리, 일색고사리, 바위고사리, 선바위고사리, 점고사리, 수수고사리, 파초일엽, 가을고사리, 넉줄고사리 등이지만 삶은 다음 물에 헹궈서 반찬이나 전, 육개장 등으로 먹을 수 있는 고사리는 일반 고사리와 고비라는 2종류의 고사리뿐이다.

식용으로서의 제주고사리는 그 살이 두텁고 맛이 일품이어서 매년 봄철이 되면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로 고사리가 자라는 제주도의 너른 들판은 형형색색의 사람들로 사람꽃밭을 이룬다.

한라산 남쪽에 자리잡은 수망리에서 매년 개최되는 고사리축제는 이러한 제주의 들판에서 자라나는 고사리를 그 테마로 하여 열리는 자연생태 체험의 아름다운 축제다.

금년에 제13회로 개최된 고사리축제는 4월 28일에서 29일 사이에 햇볕이 너무나도 화사한 남조로 변에서 개최되었는데, 다른 축제와 달리 제주도민 또는 서귀포시 읍면동 대항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짐으로써 도민들이 휴일을 가장 멋있게 즐길 수 있는 화합의 마당이 되었다.

이 축제의 매력이라면 누가 뭐라고 해도 ‘고사리꺾기대회’가 된다. 이 대회는 행사에 참여하는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여 고사리를 꺾게 되는데, 마른 고사리 한 근(600g)을 꺾기 위해서는 허리를 숙여서 들판에 3000번의 절을 하여야만 가능하게 된다.

행사장과 민오름을 왕복하는 10km 거리의 건강걷기대회는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여 4월의 초록색 들판이 내뿜는 가장 신선한 공기를 공짜로 마시고 행운의 추첨으로 상도 탈 수 있는 이벤트가 된다.

예선과 본선을 모두 합하여 1시간 40분 동안 치러지는 말사랑싸움대회는 암말 한 마리를 가운데 두고 두 마리의 숫말들이 암말을 차지하기 위하여 서로 발로 차고 물어뜯는 경기다.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예선과 본선을 걸쳐 최종적으로 우승한 숫말이 그동안 학수고대하던 암말과 30초라는 짧은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그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행사 전 날과 마지막 날에 걸쳐 2일 동안 열리는 고사리노래자랑은 제주 최고의 아마츄어 가수왕을 뽑는 것으로 그 인기가 매우 높다.

고사리축제는 부대행사도 매우 다채롭다. 고사리 시식과 체험코너에서는 고사리를 그 재료로 하여 만든 다양한 요리를 맛보는 것이 가능하다.

향토음식점에서는 의자에 걸터 앉거나 거적에 덥석 주저앉아서 그 옛날 어릴적 소풍날을 연상하면서 음식을 먹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이번 축제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고사리생태관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 관에서는 고사리의 생태와 그 효능, 그리고 36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고사리를 직접 보면서 학습할 수 있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제주특별자치도새마을부녀회장 양하옥씨는 고사리축제야 말로 주5일근무제 이후 삶에 찌든 스트레스를 풀면서 주말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장 제주다운 축제라는 평을 내리고 있었다.

고   승   익
제주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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