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주민에 의해 살해돼 실종 40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故 양지승 양의 장례식이 27일 오전 가족과 친지들의 오열 속에 진행했다.
친지와 이웃들은 한결같이 “피워보지도 못했는데...”라고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며 지승 양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지승 양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는 이날 오전 7시 서귀포의료원을 출발, 지승 양이 다니던 서귀북초등학교에 들러 친구들과 마지막 작별을 했다.
이날 학교에는 양상홍 교장을 비롯한 학부모, 교사,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해 지승 양의 넋을 위로했다. 학생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지승 양의 영정 앞에 국화꽃을 헌화, 친구가 떠나는 길을 슬픈 마음으로 배웅했다.
이어 운구차가 지승 양의 집에 도착하자 이웃주민들은 노제를 올리며 미처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넋을 애도했다.
노제에서 지승 양의 부모는 시인 안정업 씨가 대신 읽은 고별사를 통해 “내가 죄인이다. 너를 위해 해준 게 하나도 없는데. 너와 함께 한 시간이 아쉽고 애통하구나.”며 딸을 떠나보내는 애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두려움에 떨고 있는 너를 생각하며, 눈물로 아빠 엄마를 애타게 찾고 있는 너를 생각하며, 밤을 지샌지 40일 지났다” “무엇 하나 할 수 없었던 아빠 엄마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게니”라고 한 대목에선 주위가 울음바다로 변했다.
부모는 “이제 아빠ㆍ엄마는 바람처럼 풍매화처럼 너를 자유롭게 해주고 싶구나”며 “모든 것을 잊고 또 다른 너의 세상에서 부디 행복해라. 그것이 이 못난 아빠 엄마의 마지막 부탁이다”라고 지승 양의 넋을 달랬다.
노제를 마치고 지승 양을 태운 운구차는 제주시 양지공원으로 이동해 곧바로 화장에 들어갔다. 화장에 들어간 지 1시간 40여분 만에 지승 양은 한 줌의 재가 됐다. 오전 10시 20분경 화장이 마무리 됐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지승 양의 유족과 친지들은 또 한 번 울음을 터뜨렸다.
지승 양의 유골은 서귀포시 외돌개 앞 바다에 뿌려졌다. 전 국민을 슬픔에 젖게 했던 지승 양은 그렇게 세상과 작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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