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기분이고 강탈당한 느낌이다.
나라살림을 책임진 사람들이 세계화시대에 걸맞게 국제결혼을 주선하면서 위로 몇 자식 잘 살리려고 막내자식을 몸종으로 줘버린 꼴이 되어 버렸다.
남들은 신랑이 인물이 훤칠해서 좋겠소. 신부가 미인이고 사돈댁이 명망이 있는 부자라서 신랑은 출세 길이 열렸다는 등 하며 야단법석들인데 제주도는 잔치는 고사하고 애지중지 키워온 자식 빼앗긴 허탈감에 빠져 일손을 놓은 체 책임공방으로 갈등이 골이 깊이 패여 간다.
특별자치도 선장이 돈벌어 들이는 효자를 좋은 조건으로 혼사시키려고 지구반대편에 있는 미국에까지 쫓아 다니면서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허사로 끝나버리자, 대사를 망친 이유는 결혼조건도 제대로 몰랐고 더구나 전술과 전략이 형편없었다고 선장을 비난하고 나서고 있다.
이게 어디 선장만이 책임으로 떠넘길 사안인가.
장수를 전장에 내보낼 때는 벌어질 전투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작전회의를 통해 대비전략을 세워 후방지원사격을 했어야 할 도의회가 ‘물들어야 곰바리 잡겠다.’고 상황이 모두 종료된 후에 FTA체결반대성명이나 내는 우스운 꼴을 연출하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우습게 돌아가기는 해군기지유치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유치예정지로 대두되는 해당지역 주민들이 행사장에 들어서려는 도지사의 앞을 가로막고 막말을 퍼부어대고, 농성장에서 동료의원이 멱살 잡히고 강제로 연행되는 와중에서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이 제주특별자치도 의회의 모습이다.
이쯤 되면 도의회 무용론이 왜 안나오겠는가.
제주특별자치도가 안고 있는 현안의 해결은 도의회의 몫이기에 하는 말이다.
● 도의회의 분발을 촉구한다 비교우위론을 주장했던 경제학자 ‘리카르도’의 이론에 의해 국가간 또는 지역간 FTA가 급속히 체결되어 국가마다 경쟁력이 없는 산업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관세장벽을 치고 버티어 오던 제주의 감귤산업은 생산조건이 우수한 미국이나 중국산에 밀려 향후 설자리가 없어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이촌향도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언로가 막히고 기술이 없는 도민들은 일자리를 못 찾고 도시빈민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
도민의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머리 싸매고 고민해야 할 의원들 중에 도민의 혈세인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며 의회청사나 버젓이 짓고 개인사무실을 거창하게 꾸며보려는 한심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다.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어떠한 발전모델을 세우고 무엇을 어떻게 유치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도민들의 세계화 마인드 정립과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모습조차 없어 보인다.
제주해군기지유치 문제만 해도 그렇다.
해군기지추진주체는 국방부이고 도지사는 해당지역 연안사용에 대한 동의권만 가지고 있다.
도의회는 국방부관계자를 불러들여 국책사업인 해군기지를 왜 제주에 설치해야 하는지 목적과 시설종류 및 규모, 주둔 병력의 수 등 제반설명을 들은 후에 실익을 꼼꼼히 따지고 분석하여 유치에 대한 동의 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해군기지유치가 불가피하다면 유치로 인한 득실을 따져보고 득의극대화 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도록 정부당국 관계자와 협상을 벌이고, 해당지역주민을 설득하는 것도 도의회의 몫이라고 본다.
도의회가 대의기관으로서의 의사결정을 못하는 사이에 도민사회는 삼분오열 쪼개져 간다.
도의회가 문제해결자로 나서야 하며 나아가 제주특별자치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타지방 지자체의 활동을 보면서 부럽지도 않은가? 대구시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유치 성공을 시작으로 여수시의 세계박람회유치와 인천의 아시안게임 유치성공 등은 우리의 부러움을 충분히 사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모든 구성원이 일치단결하여 국제행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예상되는 수 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엄청난 수입으로 지역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국제행사유치는 홍보효과와 더불어 지역주민의 단합을 이끌어내며 단기간에 지역발전을 이루게 한다.
도의회는 집행부와 공조체제로 제주특별자치도를 확 변모시킬 수 있는 큰 거 하나 유치하여 도민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강 선 종
기획실장/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