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8년된 K씨(39.여.서귀포시)는 지난 11일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
K씨는 식당에서 새벽까지 영업을 하며 근근히 생계를 꾸려가던 남편과 말싸움을 하다 자녀 문제로 남편에게 흉기로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었다.
지난달 L씨(42.여)도 남편에게 허리띠 등으로 맞아 부상을 당했다.
L씨는 남편에게 거의 매일같이 폭행을 당하다 끝내 참지 못해 경찰에 가정폭력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다른 화를 불러 일으켰다.
12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가출 신고된 성인은 899명.
이 가운데 135명은 가정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경찰에 접수된 가출 성인도 260명으로 이중 38명이 가정주부인 것으로 집계돼 가정파괴 현상이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주부들의 이 같은 현상으로 경찰은 가정불화가 주원인이 된 가운데 남편의 경제적 능력과 외도를 큰 이유로 꼽고 있으나 가정폭력에 따른 부분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경우 대부분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해 심각한 폭력으로 가정붕괴가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며 이는 가정폭력으로 형사 입건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제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폭력과 관련해 입건된 건수는 40여 건으로, 이중 상습적이며 폭행 정도가 심각한 7명은 구속됐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심각성을 더해주며 상반기에 벌써 가정폭력으로 6명이 구속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웬만한 가정 폭력은 처벌보다 선도나 면담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아 가해자 대부분이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가정폭력에 대한 법적인 강화와 함께 남성들의 의식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여성긴급전화 1366'에 접수된 상담건수 1545건 가운데 가정폭력 관련 상담건수는 459건으로 29.7%를 차지하고 있으며 '제주YMCA 여성의 피난처'도 같은 기간 140건이 이와 관련해 상담을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