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대응 '뒷북치기'
한ㆍ미 FTA 대응 '뒷북치기'
  • 김용덕
  • 승인 200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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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고치기」…국회 비준 반대 ‘될까’

제주감귤산업을 벼랑끝으로 몰고 간 한미FTA타결이후 열린우리당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가 잇따라 제주를 방문, 성난 농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55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국회 비상시국회의’는 19일 제주를 방문, 김태환 도지사와 양대성 도의회의장을 비롯 농민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국회비준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20일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한ㆍ미FTA평가위원회 정장선 단장, 김우남 김재윤 의원 등은 서귀포시청 중회의실에서 현홍대 농협제주본부장, 김기훈 제주감귤농협조합장, 강희철 제주감귤협의회장, 농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한ㆍ미FTA협정문을 수정하거나 재협상할 경우 미국측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 제주에서 요구하는 계절관세 시기 조정을 위한 재협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한ㆍ미FTA의 실익을 전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정 의장의 말은 사실상 한나라당의 국회비준 당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농협 관계자는 “정 의장의 이 같은 말은 제주농민에게 불난 집의 부채질과 같은 말이나 다름없다”면서 “결국 제주의 1%는 안중에도 없을 뿐 아니라 그들의 눈에 제주감귤은 생색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1일에는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8명의 의원들이 제주를 찾아 농협제주본부에서 간담회를 갖는다.

그러나 도민들의 시선은 곱지않다. 한마디로 협상 과정에서 김태환 지사를 비롯 제주출신 국회의원과 제주농민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제주감귤을 쌀과 같이 해달라고 구걸아닌 구걸할때는 뒷짐지고 구경만 하다가 이제 와서 뒷북만 치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선 “지금 열린우리당의 제주행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불과하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것은 국회비준이 남아있는 만큼 여기에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국회비준을 당론으로 정한 한나라당과의 긴밀한 협상을 통해 비준반대세력을 더 확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지금 국회 비상시국회의 55명의 힘 만으로는 국회비준을 막기 힘들다는 배경에서 비롯된 문제제기다.

지금 제주가 바라는 것은 오직 국회비준반대뿐이다. 더 나아가 한ㆍ미FTA재협상을 통해 계절관세를 재조정해달라는 것이다. 제주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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