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섬 오갈피 재배를 권장할 땐 언제고 지금은 나몰라라 하는가
요즘들어 오갈피 재배 농민들이 한결같이 내뱉는 한숨소리다.
2000년 들어 감귤대체 작목이나 감귤원 폐원지의 유망작목으로 탐라오갈피 권장을 하던 당국이 권장만해놓고 나중엔 아예 나 몰라라로 일관, 판로를 잃은 농민들이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제주도와 도 농업기술원은 지난 1990년대 말부터 탐라섬 오갈피를 감귤 대체작목으로 선정, 기능성 식품으로 개발할 경우 판로엔 문제가 없다며 감귤원 폐원지 등에 오갈피를 심을 경우 충분한 수익이 있다고 농가들에게 홍보해왔다.
심지어 도지사 선거 공약으로도 내걸었다. 이같은 당국의 적극적인 홍보를 믿은 농민들은 이후 오갈피 재배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국의 권장과 홍보와는 달리 판로개척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오가피 재배농가들이 3년전부터는 재배를 포기하거나 오가피 밭을 뒤엎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탐라섬 오갈피는 400여농가가 500여ha의 농지에 재배하고 있으나 3년전부터는 폐작하거나 신규 재배 농가가 생기지 않음으로서 현재는 320여ha로 줄어들었다.
탐라섬 오갈피 발전연구회(회장 김호년. 구좌읍 평대리)는 농정당국의 말을 을 믿은 감귤 폐원 농가들이 주로 오갈피를 재배하기 시작한 관계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도 농정당국은 불과 30여 가구가 재배하는 녹차에 대해서도 유망한 감귤대체 작목이라는 이유로 최근 중장기 대책을 수립,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수립하면서도 같은 감귤대체 작목인 오갈피에는 전혀 행ㆍ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음으로서 형평에 문제가 적지 않을 뿐 아니라 녹차산업에 대한 특혜의혹마저 일고 있다.
녹차를 재배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기업농이거나 부농들이어서 이와 같은 특혜 시비를 낳고 있다.
녹차 산업의 경우 도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9년간 총 667억(국비 181억, 지방비 206억, 민자 280억)을 투입, 다원 1000ha 유지, 도내 권역별 산지가공 시설 4개소 확충, 대규모 거점 가공 유통시설 2개소를 확충하기 위해 △재배ㆍ생산분야 △가공ㆍ유통분야 △정책ㆍ제도분야 등 3개 분야별 발전 전략을 수립, 이를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는 달리 제주도가 아직까지 오갈피에 대한 예산지원을 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 김모씨(53)는 지난 2001년 도 당국의 감귤원을 폐원방침에 맞춰 감귤원을 폐원한 후 2000여만원을 들여 오갈피를 심었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팔아본 적 이 없다.
김씨는 지난해부터는 아예 재배를 포기, 지금은 잡초만 무성하다.
김씨는 “제주도 농정이 한마디로 불신 그 자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