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한 도의회…代議기관 위상 흔들
어정쩡한 도의회…代議기관 위상 흔들
  • 임창준
  • 승인 200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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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현안 중심에 서지 않고, 버스 지난 후 손흔드는
제주도의회가 굵직굵직하고 예민한 지역 현안 문제를 ‘폭풍’ 한가운데 중심에 서지 못한 채 이를 비껴가거나 버스 지나간 뒤에야 손 흔드는 격으로 시시비비 공방을 일삼으로서 도민 대의기관으로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해군기지 특위= 국방부가 추진중인 제주도 위미나 화순항에 해군기지 건설하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의회안에 군사기지건설관련관련특별위원회가 지난해 구성됐다.
특위 위원과 전문위원 등 15명은 지난해 해군기지가 설치된 호주와 하와이 등지를 해외시찰, 보고서를 작성했다. 해군기지가 들어올 경우의 영향 및 장단점 등을 나열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보고서는 외국의 해군당국자를 직접 만나거나 중요 군사시설을 둘러보기보다는 해당 인근 지역 주민과 대화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의회는 모처럼 지난 10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도지사 및 부지사 등이 참석한 간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김태환 지사로부터 해군기지 건설 관련 여론조사 방침과 앞으로의 도정 로드맵을 듣는 정도에 그쳤다. 이 정도 내용이면 도청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내용이다.

의원들은 주민여론조사와 관련된 조사방법, 조사대상 인원 및 기타 문제점 등을 집요하게 따지기도 했으나 근본적인 문제인 해군기지 건설 찬. 반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
제주지역 최대의 현안인 해군기지건설을 놓고 찬. 반 양론이 비등한 가운데 도민 대의기관인 의회가 찬성하든 반대하든 의견을 통일해 의회 총의로 집행부에 찬성(반대) 권고안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도민 중론이다. 하지만 의회는 특위에서 조차 위원들간에 이견이 많아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 의원들은 찬반을 주장하는 시민. 사회단체나 특정집단 및 지역주민들의 눈치를 고려, 개인적으로도 찬성 반대 의사표명까지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특위는 본질적인 찬. 반 문제를 끄집어내지 못한 채 이날 모처럼 열린 간담회에서도 주민여론 조사 방법, 보상문제, 정부측 입장 등 지엽적인 문제에만 치중, 집행부를 상대로 질의했을 정도다.
이처럼 의회내 특위 의원들끼리도 의견 조율을 이루지 못한 채 예민한 지역 최대 현안을 일정한 결론 없이 두리뭉실 넘어가려는 자세로 인해 해군기지 찬. 반을 주장하는 민간사회단체나 해당지역 주민들의 극단적인 목소리만 떠돌고 있고 일부 지역에선 주민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의회가 게센 지역현안의 ‘폭풍우 중심’에 서서 능동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이를 회피하고 비껴나감으로서 어느 한쪽(찬성.반대)으로부터 돌파매질을 당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회가 도민대의 기관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버스 지나간 뒤에야 손 흔드는 한미 FTA 감귤협상 대책= 제주도의회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는 10일 회의를 열어 도 농정당국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미 FTA 협상에서 감귤이 계절관세로 ‘낙점’된 배경과 원인 등을 집중 캐물었다.

이날 의원들은 김지사 등이 미국 등 협상장에 5번이나 갔다왔다했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며 ‘계절관세’ 결정 배경을 따져 물었다.
의원들은 FTA 협상에 따라 도가 농림부에 제출한 자료, 출장복명 자료, 미국의 오렌지 재배실태 등을 요청하며 도의 민첩하치 못한 FTA 대응 전략, 대 농림부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호되게 추궁했다.
지난 3월 중순 의회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에서 관련 상임위원장실에서 의원과 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미 FTA 관련, 도의 대책을 청취한 것 뿐이다.

그나마 이날도 도가 지역 농정 전체를 브리핑하는 과정 가운데 일부로 한미 FTA 대책이 거론돼 잠시 토의됐을 뿐이다.
계절관세 도입문제는 지난 2월중순 7차 FTA 협상때 거론되기 시작했는데도 의회가 사전에 이에 따른 문제를 따지고 이에 상응하는 대책 수립 촉구를 위한 상임위원회도 가져본 일도 없었다.
한미 FTA 협상이 모두 끝나 제주감귤 산업 ‘사망선고’ 가 내린 후에야 집행부를 불러 잘잘못을 따진 것이다. FTA에 관한한 의회는 버스 지나간 뒤에야 손을 흔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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