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간염 접종하면 B형 간염접종만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경희의료원과 한림의료원에서 5년간 A형 간염으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001년 38명이었던 환자 수가 2005년도에 들어 약 8배 증가한 306명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특히, 20대가 46.7%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30대가 32.3%로 10명 중 8명이 20~30대가 많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A형 간염은 세계적으로 추정되는 발병 건수가 매년 150만 건에 달하는 바이러스성 간 질환으로 오염된 식수, 상한 우유, 어패류 등의 음식을 섭취하였을 때 발생하고 전염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위생환경이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가에서 발생률이 높았지만 위의 결과에서 보듯이 우리 나라도 아직 안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A형 간염은 소아기 때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질환으로 일단, 한번 앓고 나면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평생 다시 걸리지 않게 되어 현재 40~50대 이상 세대들은 항체보유물이 거의 100%에 가까운 반면, 40대 이전 세대에서는 항체 보유율이 급격히 감소해 대부분 항체가 없는 상태로 학교에서나 군대 등의 단체생활을 하면서 간염 되는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급성 간염의 증상은 보통 경하며 나이가 어릴수록 무증상이거나 위장염과 상기도 염증 같은 증세로 지나가기 쉬우나 어른의 경우 증상이 더 심하고 오래갑니다.
매우 드물게 전격성 간염, 재발성 간염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심할 경우에는 A형 간염이 간부전을 동반한 전격성 질환으로 진행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예후는 대개 좋아서 완전히 회복되며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A형 간염은 다른 급성간염과 같이 특이적인 치료는 없으며 대부분 완전히 회복되고 만성보유자나 만성화의 염려가 없으므로 고식적인 치료로서 충분하다. 담즙 정체성 간염과 재발성 간염도 경과는 길어지지만 완전히 회복되므로 특별한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고령군과 만성 소모성 질환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전격성 간부전의 위험이 높으므로 세심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최근 안전하고 항체 생성률이 95% 이상인 효과적인 백신(formalin-inactivated whole virus vaccine)이 개발되었으며, 미국의 17개 주에서 A형 간염 예방접종을 권장한 결과, 2~18세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A형 간염 발병률이 87% 감소했다. A형 간염 예방접종은 모두 두 차례 하는데, 2차 접종은 1차 접종 후 6개월 이후 12개월 이내에 한다.
예방 효과 지속기간은 1, 2차 접종을 모두 마칠 경우 약 20년으로 추정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현재 기본접종제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30대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관심을 갖고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평상 시 손을 깨끗이 씻는 등의 개인위생과 주변환경을 청결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 화 민
한국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