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저녁 호주 멜번에서 열린 제12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우리나라 박태환(17) 선수가 호주의 그랜트 해켓을 3위로 물리치고 역전 우승하자 호주 언론들이 일제히 톱뉴스로 다루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안’과 ‘헤럴드’는 각각 “한국인이 호주의 400m 왕조를 마감시켰다”와 “해켓이 동메달로 좌천되며 (400m) 시대가 끝났다”를 제목으로 뽑으며 호주가 16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수영대회 400m 금메달을 박태환에 내어준 것에 안타까워하는 한편 호주의 수영 영웅 이안 소프의 경기를 연상시킨 박태환의 역전 우승을 극찬했다.
호주언론은 이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호주가 지난 1991년 키런 퍼킨슨의 세계대회 우승 이후 이안 소프의 연속우승과 2005년 해켓의 우승까지 이어지던 400m를 소프와 해캣 이후 최고의 중거리 수영선수로 등장한 10대 박태환에게 빼앗김으로 호주의 400m 지배시대가 끝났다고 전했다.
또한 8위로 예선을 통과한 해켓이 지난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수영 1500m 자유형에서 간신히 예선을 통과한 퍼킨슨이 가장자리 레인에서 극적인 우승을 이룬 것을 떠올린 호주 국민의 기대를 모으며 이날 8번 레인에서 출발해 우승했더라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11개의 금메달을 딴 소프와 나란히 할 수 있었다면서 27세인 해켓의 동메달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언론들은 박태환 선수가 14세에 올림픽에 데뷔해 부정출발로 실격 탈락한 이후 놀랄 만한 성장을 거듭했다며 이전 경기 기록을 자세히 설명하고, 올림픽을 약 17개월 앞두고 체격조건 175cm, 58kg인 그가 베이징에서 해켓에게 막대한 도전을 감행할 것이며, 이번 대회의 남은 800m와 1500m에서도 해켓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메달로 400m를 마감한 해켓은 그러나 어깨 부상 수술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만족하며 남은 경기에서 “박(태환)과의 800m와 1500m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이다. 그는 이 대회에 집중하며 훈련을 잘해왔고 (오늘) 당연히 수영을 잘했다. 그러나 동시에 나도 잘했고 그와 함께 했기에 생각했던 것보다 큰 자신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켓은 350m 지점에 4위로 머물던 박태환이 마지막 랩에서 30m를 남겨두고 1위로 나서 우승한 것을 이안 소프가 우승한 경기들과 비교한 것에 대해 “좋았지만 아직은 아니”라며 소프를 치켜세우고 그러나 아직 경기 내용 테이프를 보지 못했다 밝히고 “그의 옆 레인에서 나란히 하는 경기는 아주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