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훈육의지 사느냐, 꺾이느냐"
"교육현장 훈육의지 사느냐, 꺾이느냐"
  • 임창준
  • 승인 2007.0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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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감사위 '학교체벌'사건 이의신청 앞둔 교육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교육분야의 감사권까지 거느린 제주도감사위원회가 학생 체벌 등에 대해 부당 체벌이라며 해당 교사와 제주시교육청에 '주의'와 '기관경고'를 내렸으나 일선 교육당국이 반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의의를 신청, 금명간 있을 도 감사위의 결정을 앞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감사위원회의 재결 결정 향방에 따라 앞으로 제주도내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훈육(지도) 열기나 태도가 보다 적극적이 될 수도 있고, 소극적이 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건 발단=25일 제주도교육청과 도 감사위에 따르면 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2월초 제주시내 H 초. 중학교 교사 3명에게 주의조치를, 제주시교육청에 대해서는 기관경고를 각각 내렸다.
문제의 발단은 2004년 3월부터 현재까지 모 학교 학부모가 자신의 딸이 교원들로부터 체벌을 당하고 학급 학생들로부터는 집단 따돌림을 받고 있는데 학교측은 물론 교육청이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해주지 않는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해당 교사 및 당국의 처벌을 요구한 데서 발단하고 있다.
이 진정을 접수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사실 확인을 위해 2005년 2월 감사관 2명이 제주도에 내려와 해당학교 교사 및 학교장 등을 조사, 같은 해 9월 진정내용이 사실이 아니며, 사실을 인정할만한 객관적인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진정기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민원인 학부모는 꼭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교육부로 제출, 교육부는 이를 제주도감사위원회에 이첩한 결과 도 감사위는 해당교사 등을 조사, 학생체벌에 따른 품위손상 등의 이유로 앞과 같은 처분을 지난 2월초 내렸다.

▲진정 내용= 학부모는 자신의 딸 2명이 일기장을 매일 작성했는데 여기에 나온 내용(체벌 및 따돌림)을 확인하기 위해 딸과 같은 반 아이들을 포섭, 관련 대화를 나누도록 연출시키고 이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 증거자료로 제출했다는 것이다. 진정인은 학급아이들로부터 딸이 반복적인 괴롭힘, 별명 부르기, 목조르기, 옷벗기기, 외모에 대해 조롱, 같은 반 아이들이 (자기 딸과) 단 한명도 놀아주지 않기 등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적고 있을 뿐, 언제, 어디서, 누가, 무슨 일로 일어났는 지 등, 6하 원칙에 의해 밝힌 사례는 거의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진정인은 학년이 올라가고 담임교사가 바뀌면 바뀐 담임교사에 대해서도 자기 아이를 체벌했거나 따돌림 했다며 거의 비슷한 내용을 같은 방법으로 관계기관에 진정했다. 이같은 거듭된 진정으로 새 학년이 될 때마다 교사들은 이 학생 담임을 맡지 않으려고 서로 기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당국은 딸의 일기장 작성이 진정한 학부모의 강요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교육계 반발=이와 같은 도 감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교육계는 "이번 사건은 3년전에 일어난 것으로 교육청은 물론 국가인권위 등에서 몇 번이나 조사를 했지만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그냥 넘어갔던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민원인의 진정서만 믿고 교칙을 위반하거나 숙제를 안 한 학생에게 반성하도록 꿇어앉게 해서 훈계한 것도 체벌로 인정, 교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도 감사위가 결정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교육계는 "교육적으로 체벌은 있어서는 안 되지만 지도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체벌을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도 감사위의 판단대로라면 앞으로 교사들이 아이(학생)들을 이예 건들지도 말란 말이냐"고 불쾌해 하는 기류다.
교육청 관계자는 "H초등교의 경우 ‘체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엔 위험스런 용어"라며 "진정한 학부모가 여러번 관계기관에 투서했고, 그 때마다 조사기관은 그럴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강무종 도 교육의원은 "감사위원회가 체벌로 규정함에 전 제주도 교육계가 충격을 받았다"며 "이런 조치로 일선 교사들이 학생을 적극적으로 훈육. 지도하려는 열기가 식어 교사들이 몸사리기에만 급급할 경우 정작 그 피해자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온다”며 “교육위의 ‘무분별한‘ 조치에 간접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제주시내 모 중학교 교사는 "선생님에게 교육적 차원에서 약간의 (체벌) 제스처는 허용되야 한다. 그런 것까지 문제삼아 징계를 내린다면 어느 선생님이 교육현장에서 열심히 가르치겠느냐, 교사가 학생을 훈육하며 몸 사리기 풍조가 만연할 수 밖에 더 있느냐“고 반문했다.
도 감사위가 내린 ‘주의’ 조치나 ‘기관경고’는 징계는 아니지만, 실제로 부딪히는 교육현장의 ‘그림’을 일선 교사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어떤 방법으로 그려나가느냐는 문제와 맛 물릴 수 있어 교사들은 징계 이상의 온도로 체감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제주도감사위원회 결정= 오홍식 조사팀장은 "현행 중등교육법 시행령 (31조)은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훈육, 주의 등의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로 규정돼 있어 조사결과 이 규정(체벌 등)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조치를 취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도 감사위로부터 결정 처분을 받은 기관이 이의신청을 낼 경우 이에 대한 도 감사위의 재결은 60일 이내에 이뤄지기로 한 규정에 따라 늦어도 4월 초순이면 처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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