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4·3학생문예작품 입상자 명단.
▲시 △대상=오새별(신성여중) △최우수=조유영(한림교) 김병준(제주중) 박환희(중앙여고) △우수=윤다희(서귀중앙교) 김유리(한라중) 손아영(제주여상)
▲산문 △대상=임현정(중앙여고)△최우수=현승규(대정서교) 강지미(아라중) 박은아(중앙여고) △우수=현수민(일도교) 신재희(함덕중) 이태헌(오현고)
▲만화 △대상=현정열(성산중) △최우수=고지희(서귀포여중) 김수연(한림공고) △우수=임용민(제주중) 이예지(서귀중앙여중)
명도암에서 만난 4ㆍ3 (신성여중 3학년 5반 오새별)
길은 숲을 따라 가다가 지쳤나 보다,
오름도 구름을 안듯
어떤 슬픔을 안고있다.
그 슬픔은
명도암 4.3 평화 공원에서 보았다.
위령비에 새겨진
1만여 이름들.
그 이름들 속에는 끼어있는
둘째 할아버지의, 아버지의 외삼촌의 이름을,
난 찾을 수 없었다.
분화구마다 붉게 서린,
봉오리 위의 지워지지 않는 핏빛.
가파르게 오르는 힘겨움에도
어쩐지 느껴지는 서글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직 작은 나는 손닿지 않는
너무 깊어 보지 못하는,
그 눈물
아직 손끝에 차갑게 한은 남았고
아직 눈동자에 슬프게 흘러내리지만
새로이 오는 따스한 생명 위에
새로이 피는 향기로운 풀꽃 아래
올 봄이 모두 감싸 안아 초록빛 마음이
새싹으로 푸르게 돋아났으면.
그리하여 이 땅에,
올 봄이 산위에서 분홍빛 사랑으로 피운
향긋한 꽃에 한 번 입 맞추어 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