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통풍 환자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뜻의 이름으로 기원전 5세기경 히포크라테스가 기술한 문헌에서 언급될 만큼 오래된 병입니다. 좋은 음식과 포도주를 즐겨먹던 귀족들에게 많이 발병하므로 ‘왕의 질병’이라고 불려지기도 했던 통풍은 혈액 중에 요산(세포가 신진대사를 한 결과 생기는 물질로, 말하자면 몸이 여러 가지 물질을 에너지로 소비한 뒤에 생기는 찌꺼기)이 높은 상태로 오래 지속됨으로써 요산의 결정체가 여러 조직에 침착하여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대사성 질환으로 주로 40대 이후의 남자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또한, 가족력도 인정되고 있어서 통풍 환자의 6~18% 정도에서는 가족 중에도 통풍 환자가 있는 것이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통풍성 관절염은 발병 초기에 약 90%가 한 곳의 관절에 급성 관절염의 형태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관절염입니다. 주로 염증이 생긴 부위(보통 엄지발가락 아랫부분)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관절에 발적, 발열, 부종, 타진통이 느껴집니다. 이 외에도 갑작스럽게 관절이 붓고 통증과 부종이 오고 붉은 색조를 띄기 때문에 마치 골수염이나 감염성 관절염과 같은 질병으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급성 통풍 발작은 며칠 간 지속되다가 저절로 증상이 사라지게 되지만, 자주 재발하는 것이 특징이며, 통풍 발작의 주기가 짧아져 만성 통풍으로 진행하게 되면 손가락, 발가락, 어깨 관절이나 귓볼 등에 통풍 결절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고, 각 관절에 변형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통풍의 원인 물질이 되는 요산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 중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핵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 즉 육류나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 등을 많이 먹는 경우에 유발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 외에 음주나 비만, 정신적 및 육체적 스트레스, 약물 등으로도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차성으로도 통풍이 유발될 수 있는데, 만성 신장염, 고혈압, 골수 증식성 혈액 질환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치료로 통증이 있는 관절 부위에 열 또는 냉찜질을 해 주거나 통증 부위에 가해지는 침구의 무게를 감소시키는 방법이 있으나 이와 같은 방법으로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 약물요법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통풍에 대한 알맞은 약물 사용은 개인에 따라 다르고 경우에 따라 바꿀 필요도 있습니다. 사용되는 약물은 급성 통풍발작의 치료제와 요산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약제가 있습니다.
급성 통풍발작의 치료제로 콜키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등이 사용되며, 콜키신은 급성 발작을 치료하고 염증을 조절하는 약물 중 가장 오래된 약물로써 여러 번 나누어서 소량씩 복용해야 하며 설사, 오심, 복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약물 복용을 중지해야 합니다. 위의 치료들에 반응이 없는 경우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복용하거나 관절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산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약제는 급성통풍발작이 조절된 후 급성발작의 재발 및 통풍결절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용되며 요산 형성을 방해하는 알로퓨리놀과 요산 배출을 증가 시키는 요산 배설촉진제가 이에 해당됩니다. 알로퓨리놀은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소변으로 요산이 많이 배출되는 경우, 신결석이 있는 경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황 승 근
한국병원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