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역 ‘바람 앞에 등불’
제주교역 ‘바람 앞에 등불’
  • 김용덕
  • 승인 2007.0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일 주주총회, 전년도 5억1천만원 순익 발생
道, 곧 감사에 착수 "결과 따라 회생여부 결정"

1994년 12월 15일 농수축산물과 공산품 수출입 및 대행업 회사로 출범한 제주교역(지방공기업법 79조의 1). 당시 제주도와 4개 시ㆍ군, 농수축협이 공동출자해 총 3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제주교역은 올해로 13년을 맞이했지만 지금은 자본금을 모두 잠식당해 껍데기만 남은 상태다.

제주교역은 제주도가 수출입 창구를 일원화, 1차산업을 보호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그러나 지금의 제주교역은 법원의 경매절차를 앞둔 상태인데다 제주도에서 융자한 1억2800만원도 갚지 못해 쩔쩔매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제주교역의 설립배경과 사업추진과정 등 오늘에 있기까지의 제주교역의 실상을 상중하에 걸쳐 연재한다.

 


 

(주)제주교역은 현재 대표이사가 없는 상태다. 이런 와중에서도 제주교역은 지난 15일 오후 한국노총회관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주총회의 안건은 △2006년도 결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임원 재선출 △제주교역 향후 방안 등이었다.

2006년 결산결과 총 자산은 68억6000만원(고정자산 20억4400만원+유동자산 48억1500만원), 부채는 75억1200만원(고정부채 2억2900만원+유동부채 72억8300만원)이다. 자산보다 부채가 6억5200만원 더 많다.

처음 출발했던 30억의 자본금은 현재 마이너스 6억5200만원으로 전락했다. 현재 남아있는 자본금 13억3800만원보다 결손금이 19억6500만원으로 더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지난해 5억1500만원의 순익을 올렸다. 총 매출액은 상품 매출 15억5400만원, 임대료 7500만원, 활넙치 등 수출물 수출 20억7500만원, 제주어장 매출 10억3300만원, 물류센터 1억4800만원 등 48억8500만원이다. 여기서 매출원가 43억7000만원을 빼면 순이익 5억1500만원을 올린 것이다.

제주교역은 총회결과 이사진은 전 대표이사 H씨 등 4명 등 대주주로 선임했다. 감사는 공인회계사 H씨로 정했다. 대표이사 선임과 회계감사, 향후대책은 대주주에게 모든 권한을 이임키로 했다.

현재 제주교역의 주주현황을 보면 종전 4개 시군이 보유했던 주식 7만주 보유 제주도(11.7%), 도내 34개 농수협 등 생산자단체 보유 15만3000주(25.5%), 전 대표이사 H씨를 비롯 대주주 등 25개 기업 보유 37만7000주(62.8%)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출범당시 제주도가 보유했던 3만주는 2003년 6월 민영화 차원에서 개인에게 매각됐다. 제주교역은 이후 정상화 차원에서 2004년 9월 17일 당시 1만원이었던 주식을 3600원으로 감자키로 했으나 부결, 이후 2004년 11월 17일 2230원으로 감자를 결의했다. 이 때 결산결과 주당 가격은 고작 1070원에 불과했다. 이게 제주교역이 현주소다.

제주교역은 현재 사무실이 없는 상태다. 여기에다 2003년 6월부터 2006년 7월까지 장기간 업무공백에 따른 회계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제주교역은 그러나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당시 제주교역의 창업정신을 계승, 제주도와 농수축협의 주식보유율을 51%로 끌어 올려 제주도가 감사권한을 확보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한마디로 제주도가 적극 개입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제주도와 농수축협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37.2%에 불과하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주식 매입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 “그러나 제주교역 이사진들이 제주도 또는 외부감사를 의뢰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제주도는 자체 감사위원회 또는 외부공인회계사에다 감사를 맡겨 회생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조만간 감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감사결과 더 이상 회생가능성이 없을 경우 과감히 청산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생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제주도가 51%의 주식을 확보하는 방안 등 적극 개입키로 해 회생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는 셈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결과 순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경영상의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되지만 문제는 전임대표의 정치적 스캔들 뿐 아니라 10억 등의 사기사건, 호접란 실패 등 외부에서 바라보는 불신이 너무 커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