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청 별정직 사무관인 김모 국유재산관리담당(51)은 15일 밤 11시45분쯤 3층 사무실에서 1층 현관 복도에 추락, 숨진채 발견됐다. 심야시간대까지 근무했다는 것이다.
타살일 가능성은 일단 배제하고,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쓰러져 떨어졌든지, 아니면 자살인지 여부 등을 놓고 갖가지 관측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일단 이런 사인 부분은 수사기관인 경찰에 넘기더라도, 이 대목에서 되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숨진 김 담당만 하더라도 업무가 폭주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시군에서 넘어온 공유재산 관리에다 특별자치도가 지난해 7월 출범한 이후 국가기관에서 특별도로 이관된 청사와 부지 등 이관 문제를 놓고 상당한 업무를 떠맡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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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상당수가 업무과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들어 연이어 발표한 새로운 인사조직 제도는 공무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하위 10%에 드는 공무원에게는 퇴출조치하거나 부서를 없애버리는 등 이른바 ‘철밥통’을 깨는 새로운 강력한 인사정책에다 올해 들어 김태환 도지사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중점 추진하는 뉴제주 운동은 공무원을 그저 달달 볶아대는 형국이다.
도민사회에선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철밥통 공직사회를 향해 쓴소리를 외치고 있은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런 도민욕구에 도 고위층은 공무원의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공직사회 풍토를 변혁시킨다며 뉴 제주운동을 발주, 요즘 연일 뉴제주 운동의 기치아래 철밥통을 깨는 인사정책으로 공무원들을 내몰고 있다.
상당수의 공무원이 본연의 업무 이외에도 감귤원 간벌, 고향상품 구매, 도민에게 도정 홍보하기, 뉴제주운동 등으로 연일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토요일 휴일에도 나와 근무하는 공무원이 눈에 많이 띈다. 물론 요령좋고 눈치빠른 일부 공무원들은 적당히 처신하면서 ‘유유자적’하는 ‘슬기’를 발휘하는 사실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숨진 김 사무관의 경우도 이런 저런 여러 정황 때문에 자살 아니면, 스트레스로 쓰러졌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
요즘 직원들의 업무는 짜증의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감귤원 간벌작업인 경우 모든 공무원이 할당받은 날짜에 간벌 작업에 나서야 한다. 농.감협 등 생산자 단체나 농민들이 응당 해야 할 일을 행정이 너무 나선다는 숨에 찬 목소리가 공직계 뿐 아니라 도민사회에서도 나올 정도다. 도지사가 다그치며 직접 독려하고 실적을 요구하니 더욱 그런 것이다..
한 사무관은 “현재 도가 도입한 BSC 성과주의에 의한 인사 평가제도는 갖가지 실적을 요구한다. 이 바람에 이를 만회하거나 실적을 보태기 위해 갖가지 시책과 행사 등이 줄을 잇게 되고, 더불어 실적을 내지 못하거나 불량한 직원들은 스트레스가 보태져 '짜증‘을 뛰어넘는 압박감까지 더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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