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사유 '백인백태'
개명사유 '백인백태'
  • 김광호
  • 승인 200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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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631건 신청…전년비 810건 증가

순자, 미자 등은 일본식 이름이다. 또 복동, 삼돌 등은 주로 어릴때 부르던 이름이다.

급변하는 사회상에 맞게 이름도 달라지고 있다. 일본식 이름들은 많이 개명되고 있거나 아예 작명(作名)되지 않고 있다.

복동, 삼돌, 삼순 등 아이를 연상하거나 세련되지 못해 놀림거리가 되는 이름들도 많이 바뀌는 추세다. 이런 형태의 투박하고 촌스러운 이름은 처음부터 작명을 꺼리고 있다.

일본식 이름과 어른스럽지 못한 이름 및 놀림거리로 인한 이름 바꾸기와 함께 요즘은 취업, 팔자 고치기, 운명 바꾸기 등 이유의 개명도 늘어나는 경향이다. 개명 사유가 그야말로 백인백태(百人百態)의 양상을 띠고 있다.

14일 제주지법에 따르면 지난 해 개명 신청 건수는 무려 1631건에 달했다. 2005년 810건보다 갑절이상 급증했다.

법원의 개명 허가율도 크게 늘었다. 2005년 70.6%(572건)에 그쳤던 개명 허가율이 지난 해에는 88.9%(1450건)로 대폭 확대됐다. 전국적개명 신청자는 10만명에 달했다.

이전까지 법원은 사회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개명을 제한했었다. 따라서 호적의 이름을 바꾸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개명도 개인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로 인정되면서 과거 10% 안팎의 개명 허가율이 지금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재판부는 신청자의 개명 소명 자료를 철저히 분석해 범죄 연루 사실이 없고, 범죄 은닉용 목적 등이 아니면 개명을 허가하고 있어 신청자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전국적인 개명 신청 사례를 보면, 김금지(金金枝).응화.맹자.말자(末子).석면 등 각양각색이다.

‘김금지’는 ‘김김지’ 또는 ‘금금지’로도 불리거나 ‘하지말라’로 뜻으로도 불릴 수 있다. 또, ‘응화’는 ‘응가’로, ‘맹자’는 ‘공자왈 맹자왈’로, ‘말자’는 ‘하자 말자’로 놀림거리가 돼 당사자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개명 신청이 늘어나면서 전국의 작명소 등 관련 업소들도 호경기를 맞고 있다.

과거 신생아 위주의 작명에서 취직 목적의 세련된 이름과 팔자와 운명을 바꿔보려고 이름을 고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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