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온다는 경칩에 갑작스럽게 닥친 꽃샘추위로 인해 온 섬이 꽁꽁 얼었다가 다시 풀리기 시작했다.
3월들어 계속된 따뜻한 날씨로 인해 예년에 비해 봄이 빨리 온 온 것으로 착각(?)했던 많은 사람들이 장롱 속에 집어넣었던 겨울옷을 다시 꺼내느라 부산을 떨었는데 다행히도 곧 예년기온을 회복하면서 바야흐로 제주는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문턱에 접어들었다.
어느새 목련이며 유채꽃은 꽃망울을 터 트린지 오래고 산과 들에서도 만물이 기지개를 펴며 파릇파릇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봄은 새로운 시작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마다 봄철이면 황사와 함께 우리 산림을 황폐화 시키는 불청객이 찾아오는데 다름 아닌 산불이다.
산불은 대부분이 주민들이 무심코 버린 담뱃불이나 소각부주의 등 실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2005년 4월에 발생하여 많은 피해를 냈던 강원도 양양지역 산불을 비롯한 대형산불도 대부분 실화에 의해 발생한 바 있다.
도내에서는 이처럼 대형산불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지역특성상 산(들)불과 과수원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봄철(3~4월) 도내에서 발생한 화재는 158건으로 일반화재가 131건에 2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산(들)불은 27건이 발생하여 3만5천여평의 임야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는 등 해마다 발생건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
이렇게 봄철에 산(들)불과 과수원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건조한 기후와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계절적 특성과 산과 들에서 무심코 버리는 담뱃불과 쓰레기를 비롯한 감귤원 간벌가지 및 방풍림 가지 소각중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내 전 소방관서에서는 3월부터 4월까지 봄철 화재예방을 위해 화재취약대상 등에 대한 특별소방검사를 실시하고 유관기관 합동 산불진화훈련 및 캠페인, 소방교육을 집중 실시하는 등 봄철 화재예방대책을 마련 추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도민여러분께서도 산과 들의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를 내 것처럼 아끼는 마음을 갖고 담뱃불을 함부로 버리거나 산과 들에서 무분별한 소각행위와 취사행위 등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 드리고 싶다.
부득이하게 소각을 해야 할 경우는 바람이 없는 날, 안전한 장소에서 조금씩 소각하고 불씨가 완전히 꺼질 때까지 감독을 잘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소각전 반드시 소방관서 등에 연화신고하여 소각장소 등을 미리 알려주면 유사시 신속히 출동 진압하여 화재피해를 줄일 수 있다.
올해 안으로 우리도가 세계보건기구로부터 국제안전도시로 공인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만큼, 보다 성숙된 안전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 항상 점검하고 예방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제주는 뉴제주 운동이 한창이다. 이처럼 작은 것부터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것이 뉴제주 운동이며 안전문화 정착의 지름길이라고 하겠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가까운 산이나 들로 나가서 온몸으로 봄을 느껴보는 것도 참 좋을듯하다. 단, 담배와 라이터는 잠시 집에 두고서 ….
현 상 종
제주소방서 예방기획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