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지사가 취임후 두 번째로 가진 확대 간부회의에서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 태어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특별자치도, 경제 살리기, 건설업계 지원, 감귤문제 등 현안들을 지시했다.
이것은 김 지사가 나름대로 판단한 현안일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자리에서 그것의 완급을 하나 하나 따지고자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듯, 그것이 나열식이 되거나, 한낱 행정 수사적 지시에 불과할 경우,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점만큼은 분명히 지적해 두고자 한다.
행정은 주민의 만족과 지지에 생명이 있다. 주민에게 만족을 주고, 그리하여 주민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을 때, 거기에 바로 행정에 대한 ‘주민의 믿음’이 터잡게 된다.
그러나 주민의 만족과 지지는 화려한 구호에서 나오지 않는다. 김 지사의 지시 내용보다는, 김 지사의 실천의지에 우리가 강조의 무게를 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여기서 김 지사에게 특별히 몇 가지 사항을 주문할 필요를 느낀다. 첫째 맺고 끊음을 정확히 해야 한다. 되는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미지근한 행정 행태로는 주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주민들로 하여금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둘째 모든 일의 처리는 공평해야 한다. 그 내용이 어떤 것이든, 모든 일을 그 내용의 이치나 사리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민원인의 사회적 신분이나 정치적 배경을 먼저 요량하여 처리하게 될 경우, 주민을 설득시키지 못한다.
셋째 작은 일도 소홀하게 다루지 않는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큰 문제를 다루다 보면 지역 주민의 조그마한 이익쯤은 사소한 것으로 넘겨 버릴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주민 갈등을 부르는 직접적 원인이다.
최소한 이 정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김 지사의 그 어떤 지시도 한낱 구호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