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시민단체 VS 도청직원ㆍ경찰 '대치'
툭하면 시민단체 VS 도청직원ㆍ경찰 '대치'
  • 임창준
  • 승인 2007.0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관앞 기자회견 개최놓고 양측간 실랑이…'과잉대응' 논란
40분간 정문 봉쇄, 일부선 "정당한 것인데 왜 가로막나" 성토
道 "기자회견 빙자, 도청 청사 시위장 전락 우려 때문" 해명

제주특별자치도청이 시민단체가 도청내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도청 직원 및 경찰이 동원돼 시민단체 회원과 대치하는 등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평화적인 기자회견을 놓고 당국이 과잉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미 FTA 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는 8일 오전 11시부터 제주도청 앞에서 한-미FTA졸속협상 중단 촉구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공무원 및 자치경찰, 전경 등 100여명과 도민운동본부가 제주도청 앞에서 대치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

한미 FTA 도민운동본부 관계자는 "매번 이렇게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가로막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도 당국은 여기에 묵묵부담으로 일관한 채 공무원들은 제주도청 정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제주도당국이 도청 정문을 걸어 잠근 것이 이번뿐만이 아니어서, 정당한 집회와 기자회견을 갖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보다 앞서 제주도당국은 지난해 9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본부 사무실 폐쇄를 위한 행정대집행 후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려고 도청에 온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더구나 지난 11월에는 현직 국회의원인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이 경찰의 제지로 제주도청 내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민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제주도민의 생존권이 달린 한미 FTA의 부당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갖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라고 이렇게 정당한 기자회견을 가로막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의 대치상황은 30여분만인 오전 11시 30분 종료됐다. 한미 FTA 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 간부 2명이 도청안에 들어간 후 도청관계자를 만나 도청안에서의 평화적인 기자회견에 합의한 때문이다.

도민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민의 역량을 모아 한미 FTA 저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감귤 등 1차산업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한미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10∼11일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상경투쟁을 벌일 계획"이라며 "협상이 끝난 뒤에도 단식 농성, 결의대회, 거리 캠페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도당국은 도민운동본부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과 관련, "도청 정문에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도민운동본부측에 정중히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할 것을 권유했지만, 도민운동본부측이 도청 현관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고집하는 과정에서 잠시 대치하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제주도당국도 한미 FTA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우리가 도청 앞에서의 집회나 기자회견을 막는 것은 도청 앞이 시위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