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이나 하듯 제주지방에 이틀째 강풍이 불어 닥치면서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항공편 결항이 속출하고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지방에는 지난 4일에 이어 5일에도 강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이날 오전 8시20분 부산으로 갈 예정이던 대한항공 1004편을 시작으로 항공기 결항이 속출, 제주를 빠져 나가려던 상당수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이와 함께 해상에는 풍랑경보가 발효돼 4~6m의 높은 파도가 일면서 제주기점 완도, 목포, 부산, 인천, 녹동, 마라도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특히 지난 4일 오후 6시30분께 서귀포시 중문 남쪽 하예등대 앞 1.8km해상에 피항 중이던 부산선적 예인선 일성T1호(134t)와 바지선 장호호(2604t)가 강한 바람에 의해 좌초됐다.
선원들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지만 예인선 연료탱크가 파손돼 벙커A유 5만ℓ가량이 바다에 유출됐다.
제주해경은 오일펜스와 유흡착제 65박스, 마대 1500개, 유회수기 1대 등 장비와 가용인력을 총동원,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으로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1시께 제주시 북동쪽 28km해상에서 한림선적 연승어선 207한일호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기관실이 침수됐다며 해경에 구조를 요청했다.
해경은 3000t급 경비함을 급파, 선원들을 구조, 한일호를 예인 성산포항에 입항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이틀째 강풍이 계속됨에 따라 입간판 관리 등을 철저히 하고 비닐하우스 파손 등 피해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찬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5일 밤부터 6일까지 육상에는 1cm내외의 눈이, 산간지방에는 3~5cm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 교통안전에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최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자 봄옷을 꺼내 입었던 도민들은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다시 두터운 겨울옷을 꺼내 입는 등 많은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